가계대출금리 5% 육박… 고정금리로 ‘비상 탈출’

이승연 기자
입력 2026 10 01 00:51
수정 2026 10 01 00:51
8월 4.76%로 4개월 연속 상승
‘4년 만에 최고치’ 주담대가 견인‘24년 새 최고’ 美국채금리도 부담
불확실성에 고정금리 선호 이어져
주담대 고정형 비중, 35%로 반등
최근 서울 강북구에 집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A씨는 고민 끝에 고정금리를 택했다. 변동금리보다 0.8% 포인트 높아 3억원을 빌리면 월 상환액이 약 14만원 늘지만, 3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데 따른 부담을 피하고 싶어서다. A씨는 “당장 돈을 더 내더라도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4개월 연속 오르면서 차주들이 고정금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새로 대출받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6년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6%로 전월보다 0.12% 포인트 올랐다. 2024년 11월(4.79%) 이후 가장 높다. 2억원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연간 이자는 952만원으로, 4월 금리(4.43%)를 적용할 때보다 월 5만 5000원 늘어난다.
이는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담대가 이끌었다. 8월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0.18% 포인트 오른 4.66%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였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도 각각 4.35%, 6.33%로 한 달 새 0.16% 포인트, 0.36% 포인트 상승했다.
차주들의 선택도 바뀌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형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월 23.5%로 2025년 8월(62.2%)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담대 중 고정금리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월 대비 3.4% 포인트 확대된 35.3%로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변동금리형에서 고정금리형으로 차주들의 시선이 바뀐 것은 변동금리의 가격 이점이 줄어서다. 8월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88%로 전월보다 0.12% 포인트 올랐지만, 변동형은 4.53%로 0.18% 포인트 상승했다. 두 금리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당장 싼 금리보다 향후 이자 부담을 예측할 수 있는 상품을 택하는 차주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뿐 아니라 기존 대출을 보유한 차주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경우 처음 대출 받았을 때보다 적용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대출을 갈아타거나 추가 대출을 받을 때에도 불리하다. 한 차주는 “내년 2월에 잔금을 내야 하는데, 주담대가 5% 중반대까지 오를 경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초과하게 돼 추가 대출을 못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61%를 돌파하는 등 시장금리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는 전월 수준을 유지해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금리차(1.19% 포인트)는 7개월 만에 다시 벌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16%에서 3.14%로 오히려 0.02% 포인트 하락했다. 특정 은행에 금리가 낮은 지방자치단체 예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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