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사안이라더니… 알래스카 LNG 韓투자 못 박은 美

강주리 기자
입력 2026 10 01 08:53
수정 2026 10 01 08:59
美 “알래스카 LNG 결정된 과제”
러트닉 “500억 달러 넘는 금액”
韓 “추가 검토할 사안으로 규정”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검토할 사안’으로 분류했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은 한국이 5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할 거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의 대미 투자 전략이 분수령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형 원전 8기도 짓고, 마침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알래스카 LNG 사업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총 20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 협상을 진행하면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223억 달러)와 대형 원전 최대 건설(최대 1200억 달러)에 대해서만 세부 금액과 추진 방향에 합의했다.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원유·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데다 사업의 수익성 확보 여부도 불확실해 그동안 상업적 타당성을 둘러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엑손모빌 등 미국 굴지의 에너지 기업조차 투자금 회수 위험 등을 이유로 이미 철수한 전력이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은 현금 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한정되기에 우리 기준에서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투자 협의를 시작하니 그게(상업적 합리성) 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 국익이란 건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사업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건설 사업과는 달리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예상 사업비조차 명시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알래스카 LNG 사업을 확정적으로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대표적인 고위험 사업인 이 프로젝트 참여에 대해 강한 압박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날 한국의 관련 투자 규모를 두고 “500억 달러 넘는 금액”이라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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