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억弗 텍사스·원전 8기 ‘빅딜’…알래스카 LNG는 한미 온도차

한미 전략투자 팩트시트 발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1호 확정
20년간 최대 450억 달러 회수
美 원전 8기에 최대 1200억弗
韓 APR1400 최소 2기 합의
트럼프 “알래스카 투자” 공식화
공식 문건엔 ‘검토 착수’로 명시
김정관 “상업적 합리성 확인 후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9.29. AP 뉴시스


한미 양국이 총사업비 223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하고 최대 12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에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 반면 양국이 ‘검토 착수’ 수준으로 합의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투자 대상으로 못 박으면서 향후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한미 양국은 1일 이런 내용의 전략투자 프로젝트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전략적 투자 재원 2000억 달러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다.

양국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발표는 2025년 7월 30일 발표된 한미 무역 합의와 같은 해 11월 14일 서명한 한미 정부 간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은 에너지를 포함한 전략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간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에 6.47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에는 글로벌 부동산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 컴퍼니즈와 미국 1위 발전운영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주도하고 텍사스주 천연가그 공급업체인 루이스 에너지 그룹에서 부지·천연가스·용수 등 인프라를 제공한다.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로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를 가동한다. 발전 기자재와 설계·시공, 운영·유지보수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고 미국 내 유사 사업에도 한국산 터빈 등 기자재 공급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발전 변동비를 수요자가 부담하고 발전소는 설비용량에 따라 고정요금을 받는 ‘톨링’ 방식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향후 20년간 430억~450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에도 최대 12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 가운데 최소 2기는 한국형 원전 APR1400으로 건설한다. 건설비 1000억 달러와 예비비 200억 달러를 책정했으며 원자로 용기·증기발생기 등 장주기 기자재를 선점하기 위해 연말까지 10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서명 주체는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소수 지분 투자도 추진한다.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분율을 5~10% 수준으로 조율 중이라며 “10% 미만으로 조율하는 것은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의 이사회 진입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전·한수원은 상징적 수준으로 참여하고 국내 민간기업들이 함께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김 장관은 “국내 기업들은 미국뿐 아니라 서유럽 등 웨스팅하우스가 쥐고 있는 제3국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팩트시트에는 “2025년 5월 미국 원자력 행정명령에서 제시된 ‘2030년까지 대형원전 10기 착공’이라는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며 “미국의 기술력과 한국의 공급 역량을 결합하고 미국 내 성공적 건설 운영 실적을 활용해 양국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전략적·장기적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들 원자로가 미국 오하이오·테네시·사우스캐롤라이나·켄터키주에 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알래스카주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 원유·가스전. 현재는 이곳에서 나온 가스를 지하로 재주입하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로 가스관이 구축되면 남부 니키스키로 보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EPA 연합뉴스


알래스카 LNG 사업을 놓고는 한미 간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공동 팩트시트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적 요건 충족을 조건으로 검토에 착수한다’고 명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참여를 공식화하며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엄청난 승리”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도 투자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앞서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사업이 추진되면 미국은 철강 등 기자재의 관세 인하와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 한국의 우선 구매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투자금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의 투자 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한미가 수익을 5대5로 나누고 원리금 회수가 끝난 이후에야 한국 10%, 미국 90%로 전환한다. 투자 한도도 명문화했다. 사업이 추가되거나 비용이 늘더라도 한국의 투자액은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상한을 뒀다.

‘대미 투자 1호’ 미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 낙점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이 낙점됐다. 총사업비는 198억 달러(29조원) 규모, 설비 용량은 6.3GW(기가와트)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중심으로 오른편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아래쪽에 변전소·송전망, 왼쪽에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설비 등이 어우러진 미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조감도. AI 생성 이미지.


텍사스 AI 데이터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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