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노 세갈, 미술관을 떠나 제주로…‘타라카 제주’서 10월 30일 전시

(사진=타라카 제공)


티노 세갈(Tino Sehgal)의 새로운 리트리트 프로젝트가 오는 10월 30일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의 아트 앤 웰니스 공간 ‘타라카 제주(TARAKA JEJU)’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는 11월 29일까지 한 달간 이어진다.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은 전시의 장소와 방식에 있다. 세갈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정해진 전시 공간을 벗어나 사람이 실제로 머물고, 걷고, 쉬고, 먹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리트리트의 시간 속으로 작품을 가져온다.

올해 초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데 이어 같은 해 다시 한국을 찾은 세갈은 이번에는 제주의 자연 속 리트리트를 새로운 예술적 실험의 무대로 선택했다. 티노 세갈은 회화나 조각처럼 물질적인 오브제를 제작해 전시하는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대화, 움직임, 그리고 그 순간의 경험 자체를 작품으로 만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테이트 모던과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여왔다. 세갈은 타라카 제주에 대해 “내 작업과 타라카 제주 사이에는 강한 연관성이 있고, 철학적인 부분은 아주 분명하다”며 이곳을 “전시 공간이 아니라 휴식과 고요를 위한 특별한 장소”라고 표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일반적인 전시처럼 정해진 시간에 전시장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참가자는 타라카 제주에서 자신의 ‘20시간 여정’을 시작하고, 그 시간 속에서 작품을 만나게 된다.

정원을 걷고 제주의 바람과 자연을 느끼며 식사와 휴식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사전 예고 없이 티노 세갈의 작품과 마주한다. 작품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머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만나게 되는 방식이다.

관람객과 작품을 구분했던 기존 전시의 경계도 달라진다. 참가자가 보내는 시간과 사람 사이의 만남 자체가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되며, 이는 물질적인 작품보다 인간의 관계와 경험에 초점을 맞춰온 세갈의 작품 세계와 타라카 제주가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으로 추구해온 리트리트 철학이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사진=타라카 제공)


타라카 제주의 슬로건은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일반적인 리조트가 객실과 시설을 중심으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면 타라카는 참가자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20시간 자체를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한다.

이 여정은 ‘비움-마주함-관계-회복’의 네 단계로 이어진다. 일상의 속도와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비우고, 자연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마주한 뒤 다시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제주의 정원과 밤하늘, 제철 식탁이 여정의 무대가 되며 라이프 아티스트 이효재,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한다. 티노 세갈의 작품 역시 이 20시간의 여정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예술을 위한 공간에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위한 시간 속으로 예술이 들어오는 셈이다. 타라카 제주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리트리트와 현대미술이 결합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타라카 박인호 대표는 “티노 세갈이 첫 리트리트 프로젝트의 장소로 타라카 제주를 선택한 것은 타라카가 추구해온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는 철학과 그의 작품 세계가 만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타라카가 제안하는 것은 단순한 숙박이 아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예술,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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