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대하려 투표” 43%…美중간선거 출구조사에 드러난 민심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11 04 10:59
수정 2026 11 04 10:59
지지 투표는 16% 그쳐…경제·민주주의 쟁점
트럼프 지지율 38%…민주당 의회 탈환 전망도
미국 중간선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사실상의 찬반 투표로 치러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유권자가 지지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유권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과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집권 공화당에 대한 심판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중간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41%였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 현안은 경제였다. 응답자의 39%가 경제를 꼽았으며, 민주주의 현황이 32%로 뒤를 이었다. 이민은 14%, 의료 서비스는 8%, 외교정책은 4%, 범죄율은 3%였다.
특히 생활비 부담이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가 투표에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응답은 49%,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응답은 39%에 달했다. 정부 부정부패 역시 결정적 요인이라는 응답이 54%, 주요한 요인이라는 응답이 36%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머물렀다. NBC방송은 2008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27%를 기록한 이후 대선 및 중간선거 당시 현직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당에 대한 평가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민주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 부정 평가는 54%였으며, 공화당은 긍정 평가 41%, 부정 평가 59%로 집계됐다. 양당 모두 부정 평가가 과반이었지만 공화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실제 투표소에서도 물가와 이민정책,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둘러싸고 유권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연합뉴스가 현지 투표소에서 만난 민주당원 캐롤 캄파나(75)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성과 부패 문제를 비판하며 “이건 트럼프의 나라가 아니라 모두의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의회의 견제 기능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유권자는 “휘발유 가격이 말도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정책을 비판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유권자 역시 “식료품 가격과 휘발유 가격 등 모든 것이 너무 비싸다”고 호소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경 통제와 제조업 부활 등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매사추세츠주 피바디의 한 남성 유권자는 “그가 손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한다”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원 패트릭 라파니엘로(70)씨는 이란전쟁이 연료비와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면서도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제적 불만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의회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선거모델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확률을 96%, 상원에서 승리할 확률을 78%로 예측했다. 하원에서는 최대 242석, 상원에서는 53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거예측 전문가 네이트 실버 역시 주요 경합지 여론조사를 토대로 민주당이 단순한 승리를 넘어 압승을 거두는 이른바 ‘블루 쓰나미’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선거 전 예측인 만큼 실제 의회 권력 구도는 최종 개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표방송을 시청하던 중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민주당 관련 보도가 지나치게 많다고 주장하며 “폭스뉴스 시청률이 무너지는 게 당연하고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의회 권력 구도를 결정한다. 민주당이 상원이나 하원에서 다수당을 확보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추진에 제동을 걸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할 수 있다.
고물가와 국정 운영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실제 의석 변화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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