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크론병, 개인 맞춤 치료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김미진·권이영 교수팀 “생물학제제 사용 이력 따라 목표 기준 다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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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김미진 권이영 교수
크론병은 만성 염증이 반복되는 난치성 장질환이다.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면 복통, 설사, 체중 감소뿐 아니라 성장 지연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염증을 조기에 조절하고 치료 효과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진·권이영 교수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가 이전에 어떤 생물학제제를 썼는지에 따라 다음 약의 혈중 농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치료 이력을 반영한 개인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로, 염증성 장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Inflammatory Bowel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소아청소년 크론병에서 아달리무맙, 인플릭시맙 같은 생물학제제는 중등증 이상에서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이런 약제는 혈중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치료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쓰인 농도 기준은 주로 이 약을 처음 쓰는 환자를 보고 정해졌다. 이번 연구는 그 기준이 모든 환자에게 같지 않을 수 있으며, 이전에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에 따라 농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2003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플릭시맙 치료를 받은, 소아·청소년기에 크론병으로 진단된 환자 469명을 후향 분석했다. 두 군 모두 아자티오프린을 함께 썼다. 372명은 인플릭시맙을 첫 생물학제제로 사용한 환자였고, 97명은 아달리무맙 치료 후 항약물 항체 없이 이차 반응 소실이 나타나 인플릭시맙으로 전환한 환자였다.

이차 반응 소실이란 시간이 지나며 생물학제제의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다른 생물학제제를 써야 하는 시기인데, 소아청소년 환자는 고를 수 있는 치료 약물이 많지 않아 대체 치료에 더 신중해야 한다.

연구팀은 인플릭시맙을 시작한 지 약 1년 뒤 내시경으로 장 점막을 평가했다. 약 농도는 내시경과 가장 가까운 시점의 최저치를 썼다. 약제 선택은 무작위 배정이 아니라 실제 진료 판단을 따랐다.

인플릭시맙 치료 1년 후 내시경 관해율은 첫 사용군 61.3%(228/372), 아달리무맙 전환군 58.8%(57/97)로 두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아달리무맙을 쓰다 인플릭시맙으로 바꾼 환자도 처음부터 인플릭시맙을 쓴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장 점막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인플릭시맙 최저 혈중 농도는 달랐다. 치료 1년 시점 평균 농도는 첫 사용군 6.19 µg/mL, 전환군 4.73 µg/mL로 전환군이 유의하게 낮았다. 투여 간격을 줄이는 용량 조절도 전환군에서 더 잦았다.

내시경 관해를 예측하는 최저 농도 컷오프는 첫 사용군 5.16 µg/mL, 전환군 3.29 µg/mL로 나타났다.

생물학제제의 치료 목표 농도를 첫 치료 기준으로 정한 것과 달리, 두 번째 치료에서는 농도 해석을 달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 주는 근거인 셈이다.

권이영 교수는 “아달리무맙을 쓰다 인플릭시맙으로 바꾼 환자는 혈중 농도가 더 낮았음에도 1년 내시경 관해율은 비슷했다. 치료 이력에 따라 약물 농도와 치료 반응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현재 기준을 바꿔 두 번째 치료 약물을 맞는 환자에게 더 낮은 목표 농도를 적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전향적·장기 연구 등을 통해, 생물학제제 선택지가 제한적인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치료 반응을 오래 유지하고 불필요한 치료 실패를 줄이는 정밀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미진 교수는 “소아 크론병은 오래 치료해야 하는 병이므로 한 가지 약의 반응만 볼 것이 아니라 환자가 거쳐 온 치료 과정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며 “치료 이력과 염증 수치, 체질량지수, 약물 농도를 함께 보고 해석하는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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