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기로 찾기 힘든 ‘수지 지뢰’… DMZ 수색 작전, 발목 잡히나
이주원 기자
입력 2026 09 29 20:18
수정 2026 09 29 23:52
수풀 속 유실 지뢰 등 파악 어려워
추가 사고 위험에 軍 수색 위축 우려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왼쪽)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사고 현안 질의에서 DMZ 지뢰추정 폭발사고 현장 조사 결과 보고를 하고 있다. 2026.9.29 연합뉴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장병 3명을 다치게 한 폭발물이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플라스틱) 반보병 지뢰로 파악된 가운데 DMZ 내 추가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2년여 동안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규모 지뢰 매설을 포함한 ‘국경선화’ 작업을 벌인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장병들은 수풀을 제거한 뒤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 개척 작전을 벌였다. 그럼에도 수지 지뢰는 탐지되지 않았고 폭발을 일으켰다. 합참 관계자는 “지뢰 탐지기는 성능 (제한이) 있는데 주변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탐지 결과) 이상이 없으니까 나아갔던 것”이라고 전했다.
수지 지뢰는 과거 북한군의 목함 지뢰와 마찬가지로 대인 살상보다는 발목 절단 등 목적으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금속 성분의 함량이 적어 탐지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수지 지뢰가 MDL 주변에 얼마나 매설돼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2023년 ‘적대적 두 국가’를 선포한 이후 이듬해 4월부터 국경선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MDL 일대에 불모지 조성과 철책 설치, 전술도로 개설과 함께 대규모 지뢰지대를 조성해 왔다. 군 당국은 지난달 국회 국방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불모지 작업이 MDL 250㎞ 중 약 90뉴 완성됐으며, 철책·지뢰지대 설치 작업은 30~60뉴가량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MDL은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남북 간 인식 차가 있고, DMZ 내 감시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수풀이 우거지고 지형이 불규칙한 DMZ 특성까지 더해질 경우 지뢰 탐지 난도는 더욱 높아진다. 때문에 이번 사고처럼 북한이 MDL 이남으로 넘어와 지뢰를 매설했어도 파악이 쉽지 않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DMZ는 오랜 기간 지형이 크게 변했고 사람의 출입도 거의 없었던 지역”이라며 “유실되거나 위치가 바뀐 지뢰도 있을 수 있고 장기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미확인 지뢰지대가 많아 정확한 매설 현황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로 DMZ 수색 작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은 이번 사고 이후 DMZ 2단계 수색로 개척 작전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기존 우리 군 수색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행 작전이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당분간은 지뢰 위험을 고려해 수색·매복 작전을 보다 조심스럽게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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