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밀린 ‘아이들 밥상’…초유의 급식 중단 위기

서미애 기자
입력 2026 10 26 11:05
수정 2026 10 26 11:05
전남광주통합시 무상급식 예산 169억원 미지급 파문
재정난 이유 들어 학교급식 지원금 23.5% 전면 삭감
555개교 17만명 연 급식일수 44일분 급식 차질 우려
법정전출금 1000억원 미지급까지 덮쳐 교육재정 압박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이 학생들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올해 광주 지역 학교급식에 부담해야 할 예산 가운데 169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데 이어 연말 정리추경에도 반영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전남광주교육청은 무상급식 일시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재정 형편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행정기관 간 재원 분담의 균열이 학교 현장의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26일 전남광주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옛 광주시 몫의 학교급식 지원액은 무상급식비와 친환경 농산물·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지원비를 합쳐 721억24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지급된 금액은 551억4200만원으로, 169억8200만원이 미지급 상태다. 시 부담액의 23.5%에 해당한다. 지원 대상은 광주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 555개교, 학생 17만819명이다.
미지급 비율을 연간 급식 지원 일수 190일에 적용하면 약 44일분이다. 다만 이는 시 분담금의 부족 규모를 일수로 환산한 것으로, 전체 급식이 그 기간만큼 중단된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청은 연내 재원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급식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재료 구입과 공급이 이어져야 하는 학교로서는 지원금 지급 시점이 불투명한 것만으로도 운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양 기관이 합의한 재원 분담 원칙마저 흔들고 있다. 통합 전 광주시와 광주교육청은 2022년 협의를 통해 2027년까지 급식비 분담률을 시 44%, 자치구 6%, 교육청 50%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는 올해 본예산에 급식비 일부를 편성하지 않았고, 연말에도 부족분을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광주통합시 관계자는 “재정난으로 올해 본예산에 급식비 일부를 담지 못했고, 이후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이번 정리추경안에도 반영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전남광주교육청의 재정 부담은 급식비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옛 광주시 몫의 법정전출금 2906억원 가운데 1000억원도 지급되지 않았다. 전남광주통합시는 이 중 150억원을 정리추경에 반영해 12월 지급하고, 나머지 850억원은 내년도 본예산에 담겠다는 방침이다. 급식비와 별개인 기본 교육재원까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교육청의 자금 운용 여력은 한층 좁아지고 있다.
교육계 시민단체는 예산의 우선순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고형준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청의 여러 교육협력사업 가운데 급식비 분담이 사실상 가장 우선순위 사업”이라며 “통합시 재정이 어렵다고 아이들 먹는 문제를 다른 사업보다 후순위로 놓고 정리추경에서도 제외한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난의 해법을 찾는 일과 학생들의 식사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일은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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