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유익균 손상돼 흑화되면 건강에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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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은 비만, 당뇨, 아토피 피부염 등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 장 속에 있는 유익균들이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더라도 본래 유익한 기능을 잃거나 오히려 해로운 특성을 가져 ‘흑화’되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 손상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장내 미생물 이미지.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 손상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장내 미생물 이미지.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제공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손상을 세균 소실과 잔존 세균의 기능적 저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통합해 평가하는 새로운 개념적 틀을 제안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장내 미생물’ 10월 15일 자에 실렸다.

지금까지 장내 미생물 연구는 주로 장내 미생물의 종류와 양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장내 유익 세균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만성질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기존 분석만으로는 장내 미생물의 전반적인 손상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장내 세균의 기능적 저하가 유전적, 생태적 경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장내 유익균인 ‘아커만시아’와 ‘피칼리박테리움’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아커만시아에서는 돌연변이로 대사 건강에 유익한 기능이 약화되는 유전적 경로를, 피칼리박테리움에서는 유익한 균주보다 잠재적 병원성 균주가 우세해져 아토피 피부염 발생에 기여하는 생태적 경로를 확인했다.

기존에는 장내 미생물 손상에 대해 세균의 소실에 주목한 ‘사라지는 미생물 가설’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 연구는 ‘남아 있는 미생물의 기능적 저하 가설’이라는 새로운 축을 더해 두 가지 손상 양상을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틀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로 제시된 새로운 접근법은 장내 미생물의 구성뿐 아니라 개별 균주의 기능적 특성까지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장내 미생물 연구와 손상 평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김희남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간과됐던 장내 미생물의 기능적 저하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손상 양상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존 분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장내 미생물의 숨겨진 손상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만성질환의 정밀 진단과 치료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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