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아빠였는데 남의 핏줄”…이혼 후 진실 안 남편 ‘분노’의 소송 [월드픽]

김성은 기자
입력 2026 10 27 23:00
수정 2026 10 27 23:00
대만에서 별거 도중 다른 남자의 딸을 낳은 아내와 완전히 이혼한 뒤에야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따로 살더라도 법적으로 부부인 동안에는 서로에게 충실해야 한다며 아내의 책임을 인정했다.
27일(현지시간) 대만 TVBS에 따르면 신베이지방법원은 이혼한 남편이 전처와 그 내연남을 상대로 160만 대만달러(약 6500만원)를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전처가 20만 대만달러(약 810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아직 항소가 가능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8년에 결혼했다. 하지만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다가 2024년 4월부터 별거에 들어갔고, 2025년 7월 법원 판결로 이혼했다.
남편이 진실을 알게 된 건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전처가 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한 것이다. 친생부인의 소는 법적으로 아버지로 올라 있는 사람이 실제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청구하는 소송이다.
남편은 딸의 출생일을 기준으로 임신 시기를 거꾸로 계산해 본 뒤, 두 사람이 아직 부부였던 시기에 아내가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어 아이를 가졌다고 의심하게 됐다.
법정에서 전처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24년에 이미 남편과 이혼하기로 합의했고, 그때부터 혼인 관계는 사실상 깨진 상태여서 법으로 보호할 만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내연남도 2024년 8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아직 결혼한 상태라는 사실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이혼 판결이 확정된 뒤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책임을 다르게 판단했다. 내연남에게는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고의로 남편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전처에 대해서는 판단이 달랐다. 재판부는 부부가 사이가 틀어졌거나 따로 살고 있더라도, 혼인 관계가 법적으로 끝나기 전까지는 서로에게 충실할 의무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녀의 행동이 남편의 권리를 심각하게 해쳤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학력과 경력, 경제 사정을 두루 살핀 끝에 배상액을 20만 대만달러로 정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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