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없던 소재, 여태껏 못 본 캐릭터 봐주시길”…‘수능, 출제의 비밀’ 이선빈[인터뷰]

김기중 기자
입력 2026 10 27 12:04
수정 2026 10 27 12:04
“‘수능 출제위원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신선하다’고 하더군요. 여태껏 없던 소재의 영화여서 처음부터 끌렸습니다.”
듣기 평가 시간에 맞춰 항공기 이착륙이 통제되고, 증권거래소는 개장 시간마저 늦춘다. 같은 시간 전국 사찰에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진다. 매년 온 국민이 관심을 쏟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28일 개봉하는 ‘수능, 출제의 비밀’은 40일 동안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합숙하면서 수능 문제를 만드는 출제위원들의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해치지 않아’의 각본을 쓴 이용재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배우 이선빈(32)은 전산 착오로 같은 이름의 서울대 출신 교사 대신 얼떨결에 출제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지방대 출신 국어 교사 맹보람을 맡았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이선빈은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워낙 재밌어서 ‘내가 그동안 왜 이걸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선빈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극단 학전의 아동극 ‘무적의 삼총사’로 연기를 시작했다. “꿈이 명확했기 때문에 4교시까지만 수업을 받고, 나머지 시간은 교회 지하실에서 노래, 연기 연습을 하면서 지냈다. 다른 친구들이 시험을 볼 때 뮤지컬 연습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수능을 치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본을 읽을 땐 출제위원들 사이의 의견 충돌, 철저한 보안 등 수능 출제 과정이 마치 판타지처럼 느껴졌다”며 “관객들도 분명 새롭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국어 출제위원장 문주열(유재명)의 지휘 하에 ‘문제없는 문제’를 내려는 출제위원들 간의 갈등을 코믹하게 그린다. 대학 시절부터 문주열과 앙숙이었던 박경태(김영민) 검토위원장이 중반부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대환장’ 판이 열린다. 이들 속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던 맹보람은 서울대 출신 교수와 교사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소신을 지키고, 결국 이로 인해 후반부 ‘대소동’이 벌어진다.
이선빈은 맹보람에 대해 “촌스럽고 눈치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고 했다. 이를 연기하고자 몸에 딱 맞는 옷 대신 투박한 옷을 입고 화장기도 최대한 줄였다. “한마디로 ‘예쁨’을 내려놨다. 누가 봐도 외모에서 차이가 났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사실 그동안 아주 예쁘게 나오는 역할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부담감도 애초에 없었다”고 털털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나도 변화무쌍하게 내 얼굴을 보일 수 있는 배우구나’ 싶었고, 자신감을 조금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선빈은 그간 영화 ‘미션 파서블’(2021),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소년시대’, ‘감자연구소’ 등 유쾌한 작품들로 사랑받았다. “어떤 포인트에서 웃음을 모두에게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코미디는 여전히 가장 어렵다”고 한 그는 “살아갈수록 웃을 일이 많이 없어지는 것 같다. 그럴 때 ‘수능, 출제의 비밀’ 같은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웃으시길 바란다”고 활짝 웃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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