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남용 위험 알면서도…성인 6명 중 1명 “약 더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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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일부 약 중독성”…16% “용량·횟수 늘려도 돼”
30대 넷 중 하나, 온라인 채널서 약 정보
남용 우려 1위 다이어트약…복약·정보 판별 교육 필요

약물 이미지. 서울신문 DB
약물 이미지. 서울신문 DB


성인 6명 중 1명(16.2%)은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약을 정해진 양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정보를 지인, 광고, 일반인이 운영하는 유튜브·소셜미디어(SNS) 등 비전문적 경로에서 얻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만 19~64세 성인 1011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16.2%가 약 봉투·포장에 적힌 용량·용법보다 더 많이 또는 더 자주 복용해도 된다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는 3.5%, ‘그렇다’는 12.7%였다.

약의 위험성을 몰라서는 아니었다. 응답자의 94.7%는 일부 의약품에 중독성이 있다고 답했고, 95.2%는 정상적으로 복용해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인식했다. 의약품 남용 위험에 사회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응답도 97.0%에 달했다. 남용은 경계하면서도 효과를 위해 약을 더 먹는 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셈이다.

약 정보를 얻는 경로(복수 응답)로는 병원·의사·약사 등 전문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유튜브·SNS가 37.4%로 가장 많았다. 보건의료인과의 대면 접촉이 33.9%, TV·라디오 뉴스와 건강 프로그램이 33.6%로 뒤를 이었다. 지인(25.3%), 의약품 광고(20.2%), 일반인 운영 온라인 채널(18.8%) 등 비전문적 경로를 이용한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일반인의 온라인 약 정보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일반인이 제공하는 홈페이지·유튜브·SNS를 주요 정보원으로 꼽은 비율은 30대 25.2%, 19~29세 23.6%로, 40대 13.5%와 50~64세 15.4%를 웃돌았다. 연구진은 온라인에서 약 정보가 넓고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정보의 신뢰성과 적절성을 가려내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용 우려가 가장 큰 약은 다이어트약이었다. 식욕억제제·다이어트약이 남용되고 있다는 응답은 89.3%로 조사 대상 9개 약물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면제(88.5%), 근육강화제(83.5%), 신경안정제(83.3%), 진통제(83.1%)가 뒤를 이었다. 특히 다이어트약이 ‘매우 남용된다’는 응답은 42.8%로 진통제(30.6%)나 수면제(26.3%)보다 높았다.

남용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교육·홍보(50.6%)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연구진은 복약 교육과 함께 처방·조제·판매 단계에서 의사와 약사가 반복 투약 등 남용 가능성을 살피고 필요하면 상담과 치료·재활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은자 보사연 연구위원은 “의약품 남용은 단순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의약품 사용·남용에 대한 인식, 정보원, 구입 및 처방 접근성 등이 함께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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