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불려 바로 볶았는데”… 고사리 ‘20분’ 삶고 물 버려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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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독성 ‘프타퀼로사이드’ 제거… 가열과 찬물 침출 거쳐야 안심

고사리를 물에 삶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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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를 물에 삶는 모습. AI 생성이미지


비빔밥이나 육개장, 명절 나물에 자주 쓰이는 고사리는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깊은 향 덕분에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예요. 보통 말린 고사리를 물에 불려 두었다가 바로 들기름에 볶아 조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고사리는 단순히 물에 불리는 것만으로는 손질이 충분하지 않아요. 안전하고 부드럽게 즐기려면 충분히 삶아낸 뒤 삶은 물을 버리고, 찬물에 다시 우려내는 과정까지 차례대로 거쳐야 해요.

삶아서 우려내야 하는 이유고사리를 불린 후 꼭 삶고 우려내야 하는 이유는 고사리 특유의 성분 때문이에요. 고사리에는 떫고 쓴맛을 내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요. 이 성분은 몸에 이롭지 않아서 조리 과정에서 최대한 줄여서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프타퀼로사이드는 열에 약하고 물에 잘 녹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물에 넣고 끓여 삶는 동안 물속으로 빠져나오고, 이후 찬물에 담가 두는 과정에서 한 번 더 빠져나가요. 또한 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인 티아미나제도 들어 있는데, 이 효소 역시 열을 가해 충분히 익히면 활성을 잃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고사리(Bracken fern) 자체를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하고 있어요. 고사리에 함유된 천연 독성 성분인 프타퀼로사이드 역시 체내 대사 과정에서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생고사리를 날로 먹어서는 안 되며 올바른 손질을 거쳐야 해요. 충분히 삶고 찬물에 우려내는 전처리 과정을 거치면 관련 독성 성분이 대부분 제거돼요.

찬물에 고사리 우려내기.
AI 생성이미지
찬물에 고사리 우려내기. AI 생성이미지


말린 고사리 올바른 손질 순서말린 고사리를 손질할 때는 먼저 넉넉한 물에 담가 속까지 충분히 불려 주어야 해요. 충분히 불려야 조리할 때 속까지 고르게 익어요.

불린 고사리는 넉넉한 물을 붓고 20분 정도 푹 삶아 주면 돼요. 2023년 국제학술지 ‘톡식스(Toxic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4시간 동안 불린 건고사리를 10분 삶았을 때는 프타퀼로사이드 농도가 70.1~88.3% 감소했지만, 20분 삶았을 때는 94.2~97.3%까지 낮아졌어요. 연구진 역시 안전한 섭취를 위해 최소 20분 이상 삶을 것을 권고하고 있어요. 살짝 데치는 수준을 넘어 충분히 삶아야 물로 빠져나오는 유해 성분의 양이 많아져요.

삶은 뒤에는 고사리를 건져내고 삶았던 물은 국물 등으로 재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따라 버려야 해요. 떫은맛과 유해 성분이 그 물에 녹아 나왔기 때문이에요.

고사리를 찬물에 여러 번 헹군 뒤에는 깨끗한 찬물에 반나절 정도 담가 두어요. 이렇게 찬물에 우려내는 과정을 거치면 남아 있던 떫은맛이 빠지면서 식감도 한결 부드러워져요. 자기 전에 물에 담가 두면 다음 날 바로 조리할 수 있어 편리해요.

식탁에 오른 고사리나물.
AI 생성이미지
식탁에 오른 고사리나물. AI 생성이미지


섭취 시 주의할 점과 궁금한 점시중 마트에서 파는 삶은 고사리는 이미 삶는 공정을 거쳐 나온 제품이라 처음부터 다시 길게 삶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군 다음 끓는 물에 살짝 한 번 데쳐서 사용하면 떫은맛을 한층 덜어낼 수 있어요.

고사리의 쌉싸름한 맛을 즐기는 분들도 계시지만, 떫고 쓴맛을 내는 주요 원인이 프타퀼로사이드 성분이에요. 고사리를 손질한 뒤에도 특유의 떫고 쓴맛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면 찬물에 조금 더 우려내는 편이 좋아요. 고사리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부족한 풍미는 들기름과 깨를 더해 고소하게 채우면 돼요.

손질을 마친 고사리라도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반찬으로 적당히 곁들여 먹는 것이 좋아요. 또한 고사리에는 칼륨과 인이 들어 있어서, 신장 질환 때문에 식사를 조절해야 하는 분은 주의가 필요해요. 식단에 고사리를 포함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해요. 질환이 있거나 식사 조절 중인 분, 약을 복용하는 분은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거쳐 식단을 조절하는 것이 권장돼요.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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