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전 죽은 연쇄살인범, 추가로 나온 희생자…테드 번디의 끝나지 않은 악행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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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번디가 지난 1979년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법정에서 열린 살인 사건 재판의 배심원 선정 이틀째 절차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2026.10.28. AP 연합뉴스
테드 번디가 지난 1979년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법정에서 열린 살인 사건 재판의 배심원 선정 이틀째 절차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2026.10.28. AP 연합뉴스


1970년대 미국에서 악명을 떨쳤던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로부터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희생자가 확인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서밋카운티 검사 마거릿 올슨은 기자회견을 열고 1974년 17세의 나이로 살해된 멜리사 앤 스미스 사건의 범인을 번디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다. 미드베일 경찰서장 루이스 S 스미스의 딸인 멜리사는 1974년 10월 18일 미드베일의 피자 가게에서 친구와 헤어지고 인근 지역의 한 식당에서 목격된 뒤 9일 만인 10월 27일 파크시티 인근 서밋파크에서 사냥꾼에 의해 나체 상태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가 지난 1978년 7월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구금돼 있을 당시 모습. 당시 만 30세였던 번디는 10년 6개월 뒤인 1989년 1월 플로리다주에서 전기의자형이 집행됐다.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가 지난 1978년 7월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구금돼 있을 당시 모습. 당시 만 30세였던 번디는 10년 6개월 뒤인 1989년 1월 플로리다주에서 전기의자형이 집행됐다.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번디는 1970년대 미국 서부와 플로리다에서 젊은 여성들을 납치해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그는 플로리다주립대 여학생 기숙사에서 2명을 살해했다. 당시 경찰의 수사망에 올랐으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 수사망에서 벗어났다. 이후 유타주로 이주해 납치·살인 행각을 벌이다 고속도로에서 난폭운전으로 체포된 뒤 연쇄살인범이라는 정체가 드러났다.

당시 증거가 확실했던 3건의 살인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은 번디는 사형 집행을 늦추려는 시도로 30건가량의 살인 범행을 털어놨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지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의 자백 내용은 재판에서 검증되지 못한 채 1989년 1월 24일 전기의자 사형이 집행됐다.

번디가 대중과 미디어의 이목을 끌었던 이유는 그가 저지른 범행의 피해자 수나 수법뿐만 아니라 통념상 흉악범의 이미지를 벗어난 외모와 학력, 언변 덕분이었다. 워싱턴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이후 두 차례 로스쿨에 입학한 이력이 있었다.

범행이 드러나기 전에도 여성 편력이 심했으며, 그가 언론에 노출된 뒤 수많은 여성으로부터 팬레터를 받았다. 심지어 자신을 추종하던 여성에게 법정에서 청혼하고 결혼에 이르는 기행도 벌어졌다.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의 고등학교 졸업 사진.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번디에 의한 추가 희생자로 파악된 멜리사 사건은 1976년에 이미 번디와의 연관성이 의심되던 사례다. 그러나 명확한 증거가 없었고, 번디를 포함해 여러 인물이 용의선상에 올랐을 뿐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앞서 4월에 역시 번디의 소행으로 확인된 로라 앤 에임 사건에서 확보한 증거 덕분에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수사당국은 에임 사건에서 확인된 DNA를 멜리사 사건의 증거물과 대조했고, 두 시료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타주 범죄연구소는 2023년부터 새 유전형 분석 기술을 쓰고 있었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손상된 시료 또는 여러 사람의 DNA가 섞인 시료에서도 완전한 프로필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사관들은 이를 플로리다에 보관된 번디의 전체 DNA 프로필과 대조했고, DNA 증거와 함께 범행 패턴, 동기 등 다른 정황 증거와 함께 검토한 결과 번디의 범행이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1980년 2월에 촬영된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의 머그샷.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1980년 2월에 촬영된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의 머그샷.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수사 당국은 유족에게 수사 결과를 통보했으나 멜리사의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번디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타주 내 미제 사건은 3건 더 남아 있다. 유타주 내 첫 희생자로 추정되는 낸시 윌콕스(사망 당시 16세), 1975년 브리검영대 청소년 행사에 왔다가 실종된 15세 수전 커티스, 1976년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데버라 스미스 건이다.

이들 사건을 포함해 번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희생자 수는 최소 30명 안팎이며, 최대 100명에 가까울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1979년 법정에 출석한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1979년 법정에 출석한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 플로리다주립기록보관소 제공


윌콕스 사건을 맡고 있는 솔트레이크카운티 보안관실의 벤 펜더 형사는 여러 단서가 번디를 가리키고는 있지만 아직 확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면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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