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훈의 미디어gpt] 넷플릭스 한국 10년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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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한국 서비스 10주년을 맞은 이달, 본사는 콘텐츠 수장을 바꿨다. ‘오징어 게임’ 시기 TV와 콘텐츠를 총괄한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가 물러나고 디즈니 출신 피터 라이스가 26일 취임했다. 영화 부문을 맡던 댄 린도 회사를 떠났고 넷플릭스는 전 직원의 약 6%인 1000명을 감원했다.

교체 배경으로는 미국 흥행 지표가 거론된다. 미국 연예매체 디앵클러는 28일 닐슨 주간 스트리밍 오리지널 톱10에서 넷플릭스 작품 비중이 2021년 80%에서 올해 51%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전체 TV 시청 점유율에서는 유튜브(15.8%)가 넷플릭스(7.7%)의 두 배를 넘었다. 3분기 매출은 128억 7000만 달러(약 17조 2000억원)로 12% 늘었으나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미국에서 더 나은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디앵클러도 넷플릭스가 차트에서 어느 단일 경쟁사보다도 크게 앞선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은 콘텐츠 전략을 바꾸기보다 실행을 개선하겠다며 한국과 일본의 성과를 언급했다.

한국에서의 10년은 산업 구조를 바꿨다.

넷플릭스는 2016~2025년 80곳이 넘는 국내 제작사와 200편 이상을 만들었고, 출연진·제작진 2만 5000명과 보조 출연자 등 7만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2021년 이후 글로벌 톱10에 오른 한국 작품은 200편이 넘는다. 제작사는 방송 편성을 거치지 않고도 190여개국 동시 공개로 해외 시장에 들어갔다. 최근 3년 한국 오리지널 3편 중 1편 이상은 신인 감독·작가 작품이었고 6500명 이상이 넷플릭스 교육 프로그램을 거쳤다.

그러나 수익 배분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감사보고서에서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42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8539억원이 미국 본사에 지급돼 국내 영업이익은 203억원이었다.

한 의원은 제작사 몫이 흥행 결과과 관계없이 제작비의 3~10% 마진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제작비 전액과 흥행 위험을 자사가 지고 보상 조건은 작품마다 다르다는 입장이다. 서울행정법원도 올해 4월 본사 지급액을 저작권 사용료가 아닌 서비스 대가로 보고 법인세 등 687억원 부과를 취소하기도 했다.

제작비를 먼저 받는 계약은 흥행 실패의 위험을 덜어 줬지만 지식재산권(IP)은 플랫폼에 넘어갔다. 반면 방송사가 권리를 갖고 공급한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 넷플릭스 톱10에 72주 연속 머물렀다.

두 방식에는 각각 위험과 보상이 따른다. 넷플릭스가 2023년 약속한 4년간 25억 달러(약 3조 3400억원) 투자는 내년에 기간이 끝난다.

‘중증외상센터’처럼 시즌을 잇는 한국 작품이 늘수록 후속 계약에서 흥행 연동 보상과 공동 권리를 논의할 여지도 커진다. 넷플릭스 한국 10년이 남긴 것은 세계 유통망과 제작 역량이고 다음 10년의 숙제는 그 성과를 나누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될 수 있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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