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두코바니 원전 수난사

전경하 기자
입력 2026 10 29 21:46
수정 2026 10 29 21:50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4년 9월 체코에서 페트르 파벨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두 달 전 26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서다.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이지만 확정계약도 아닌데 대통령까지 나선 과도한 홍보, 덤핑 수주 가능성 등의 비판이 나왔다.
경쟁입찰에서 탈락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이 원천기술을 도용했다”며 체코 정부에 진정을 냈다. 프랑스전력공사는 체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전력공사 소송이 기각된 직후인 지난해 6월에야 정식 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그해 1월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웨스팅하우스와 원전 수출 관련 계약을 맺었다.
체코에 짓는 원전은 한국형 원전 APR1000이다. 우리는 독자기술이라고 주장하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자사 원천기술이 들어가 있다며 로열티를 요구한다. 지난해 8월 공개된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문이 결정적이다. 원전 수출 1기당 2400억원가량의 로열티는 물론 9000억원 규모의 물품·용역 계약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50년이나 줘야 한다니 불공정 계약이 아닐 수 없다.
한수원이 어제 두코바니원전 시공과 관련한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협상을 끝낸다고 발표했다. 첫 해외 원전 수출 성공 사례로 기록된 UAE 바라카원전 사업조차 공사비용이 늘어나 지난해 적자로 전환됐다. 한수원과 한전이 추가 비용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협상 당사자들은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을 고집하다 결렬에 이르렀다.
한때 애물단지였던 원전은 전기 먹는 하마인 인공지능(AI)이 널리 쓰이면서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 됐다.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에 경쟁력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5년을 겪었다. 두코바니원전은 그 후과를 얼마나 잘 극복했는지를 세계에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해당사자는 물론 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
전경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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