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보고 꿈 키웠는데 좌절…역대 최저 지명률 기록한 배구 신인 드래프트

류재민 기자
입력 2026 10 30 07:00
수정 2026 10 30 07:00
해마다 뚝뚝…역대 최저치 매번 경신
유소년 선수 감소 이어질 수 있어 위기
2군 도입 등 제도적 보완 고민 필요성
도전하는 선수가 늘어난 만큼 좌절하는 선수도 더 많아졌다.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녀부 지명률이 나란히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2026~27 한국배구연맹(KOV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자부는 59명 중 18명(30.51%), 여자부는 57명 중 16명(28.07%)이 지명됐다. 수련선수를 포함해도 참가자 116명 가운데 82명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남자부 지명률은 2023~24시즌 47.62%에서 43.75%, 37.50%, 30.51%로 해마다 떨어지며 4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자부도 같은 기간 52.50%, 41.30%, 36.21%, 28.07%로 뚝뚝 떨어졌다.
지명률 하락의 원인으로 우선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부족이 꼽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사실상 신인을 길러내야 할 한국 배구의 육성 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도 될 수 있다. 프로구단이 데려갈 수 있는 선수는 한정적이고 해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닌 점을 생각하면 도전하는 선수들은 늘어나지만 이들을 품을 여건이 부족하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그동안 3~4명씩 선발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구단 차원의 사정이 있었고, 외부 영입도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많이 뽑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김세진 SOOP 감독은 “기량 발전은 경쟁에서 온다고 보는데 선수가 부족하다”며 “야구처럼 몇백 명씩 경쟁하는 체제가 이뤄진다면 기량 발전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외국인 선수 정원이 늘어나면 국내 선수들의 취업문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2027~28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정원이 한 명 늘어날 예정인데(남자부 외국인 2명+아시아쿼터 1명, 여자부 외국인 선수 1명+아시아쿼터 2명)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진다.
이렇게 국내 구단들이 선수 영입을 줄이고 즉시전력감인 외국인 선수 영입에만 공을 들인다면 결국 한국 배구의 미래가 흔들릴 수 있다. 김연경이라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했던 한국은 김연경 은퇴 이후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고 빠르게 추락한 상태다. 김연경을 보고 꿈을 키운 선수들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다 보면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배구 시키기를 더 꺼릴 수 있다. 갈수록 출생 인구가 줄어가는 현실에서 이러다간 공멸할지 모른다.
논의가 나올 때마다 표류하는 2군 리그 도입이나 신생 구단 창단 등을 비롯해 한국배구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일 수 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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