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넘어 세계 문화 주도국으로…김재원의 ‘문화 둔전제’ 구상 [주간 여의도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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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혁신당 의원
“청년 해외 파견해 문화교류 거점 구축”
“K컬처 넘어 세계 문화 흐름 주도해야”
AI 음악 저작권 기준 사회적 합의 강조
문화행정 정비·한국학 연구 지원 추진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3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종합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3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종합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해외 곳곳에 문화교류 거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미용, 제빵 등 생활문화 분야 청년들이 현지에서 기술을 가르치고 교류한다면 그들이 한명 한명이 한국을 알리는 생활 속 외교관이 되는 거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재원(초선·비례대표) 조국혁신당 의원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이야말로 문화정책의 방향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문화 선진국의 정책을 배우고 따라가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한국이 세계 문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한 과제를 대외·대내 두 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하고, 국내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창작자 보호와 문화예술 생태계 정비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곳곳에 문화 거점”…청년이 외교관으로김 의원이 대외 문화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한 개념은 ‘문화 둔전제(屯田制)’다. 둔전제는 과거 군대가 주둔지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식량을 확보하던 제도다.

김 의원은 이를 문화 분야에 빗대 세계 곳곳에 지속적인 문화교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K-컬처의 인기를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게 하지 않고 현지인들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 위한 2차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 위한 2차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외국에서는 한국의 문화에 굉장히 많이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해외를 전부 다 거점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문화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인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청년들의 해외 파견을 제시했다. 미용과 음식, 제빵, 네일아트 등 생활문화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청년들이 해외에서 현지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교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실무적이고 실생활에 다가갈 수 있는 청년들을 파견하면 그 청년 자체가 생활 속 외교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이 관련 분야를 공부한 청년들에게 새로운 해외 진출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한국 고유의 학문에 대한 연구 지원도 대외 전략의 과제로 꼽았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철학, 사회적 배경을 이해하려는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한국학과 콘텐츠학 등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1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발언에 위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1일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의 발언에 위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해외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왔던 사람들인가 궁금해한다”며 “그런데 우리가 대응을 전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토종 학문은 연구 지원을 거의 못 받는 형편”이라며 관련 학회의 국제적 활동을 활성화하고 연구 기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선 AI 저작권 보호·문화행정 정비해야”대외적으로 문화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서는 국내 창작 생태계의 기반부터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의원의 생각이다. 특히 AI가 창작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하면서 기존 저작권 제도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단순히 저작권법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인간이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예전에 했던 기능들을 오히려 잃어가게 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AI가 창작 과정을 대신하는 일이 확대되면 인간의 창작 능력과 관련 산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AI 활용 음악의 신고·등록 기준을 발표하자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인간의 창작 기여도를 일률적인 수치로 판단하려는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후속 논의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27일에도 AI 활용 음악의 신탁 기준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AI 전문인력 양성과 AI 기술을 활용한 문화상품의 실증·시범사업 등을 지원하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AI 기술의 활용을 확대하면서도 창작자의 권리 보호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체육계 선수 안전·인권 보호 및 관리·감독 강화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체육계 선수 안전·인권 보호 및 관리·감독 강화 촉구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 제공


창작자 보호와 함께 일반 시민들의 창작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누구에게나 그런 시대”라며 “창작 쪽에도 지원을 많이 두루두루 넓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예술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창작자 역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문화행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일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국감에서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의 교장 공모 파행과 교사 채용 문제 등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외 문화교류 기반 확대 지원 방안 살필 것”김 의원은 앞으로 AI 시대 창작자의 권리 인정 기준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면서 관련 법·제도 정비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학교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문화정책과 저작권 문제에 관한 강연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협의 중인 한국학 등 국내 고유 학문에 대한 연구 지원 확대 방안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는 문화예술교육과 해외 문화교류 기반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김 의원은 “우리가 지리적 영토는 대한민국에 한정돼 있지만 이제는 문화 영역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한 영토를 경영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영윤·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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