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살리려다 배달원 잡을라”… 수수료 상한제에 거리로 나선 라이더들

정연호 기자
입력 2026 10 30 17:21
수정 2026 10 30 17:21
국회발 입법 드라이브에 30일 청와대 앞 규탄 집회
수수료 상한이 배달료 삭감으로 직결
“또 다른 생계형 노동자 위협”배달 인력 이탈 시 자영업자·소비자 연쇄 피해 경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둘러싼 파장이 심상치 않다.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법안이 도리어 배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라이더들이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소상공인 보호라는 정책적 명분에 가려 실제 배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계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라이더는 “법안이 통과된 뒤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대응하겠다는 것은 현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너무 무책임한 일”이라며 “우리의 일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갈등의 뇌관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배달앱 관련 비용 제한 법안들이다. 중개·결제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등 음식점이 부담하는 관련 비용을 주문 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라이더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전형적인 ‘풍선 효과’다. 전체 수수료에 상한을 두면 기업이 이윤 보전을 위해 줄어든 비용만큼 라이더에게 돌아가는 배달료부터 삭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수수료를 낮추라고 해서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어디선가는 비용을 줄여야 할 텐데,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게 라이더 배달료 아니겠느냐.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라이더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도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밥그릇 싸움을 넘어 배달 산업 생태계 전반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배달시장은 음식점과 라이더,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인 만큼 배달료 삭감은 대규모 인력 이탈로 직결된다. 이는 배차 지연과 서비스 품질 저하를 낳고, 결과적으로 배달 매출에 의존하는 자영업자와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한 집회 참석자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과정에서 또 다른 생계형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면 정책이 잘못된 것 아니냐”며 “국회는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정부도 방관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어 “법안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정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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