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의 박진만, 작두 탄 이범호...플레이오프 쥐락펴락한 사령탑 지략 대결 흥미진진
박현진 기자
입력 2026 10 28 12:15
수정 2026 10 28 12:15
파격에 가까운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승부수가 이어질까, 작두에 올라 타기라도 한듯 절묘했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의 작전은 또다시 들어맞을까.
가을잔치를 수놓은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박 감독은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에 시름이 깊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그 첫 번째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마무리로 돌린 것이다.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두고 마무리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 1차전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철저하게 비밀에 붙였다. 원태인을 3차전 선발로 예상한 KIA의 혼선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1차전에선 원태인 카드를 뽑아들지 않았지만 2차전에서는 8-3으로 리드한 9회 원태인을 마운드에 올려 마지막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박 감독은 “KIA 타선이 좋아 방심할. 5점차 이상이면 다른 투수들을 투입할 생각이었지만 KIA 타선을 고려할 때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 원태인을 내보냈다. 원태인이 실전에 오랫동안 나서지 않은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태인을 4차전에 선발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3차전을 마친 뒤 결정하겠다. 3차전에 원태인이 나갈 수도 있다”며 여전히 연막을 걷지 않고 있다.
1차전에서 수비 강화를 위해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자랑하는 최형우를 벤치에 앉혔다가 낭패를 보자 2차전에서는 곧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최형우를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시킨 승부수는 멋지게 적중했다. 주전 우익수 김성윤 대신 과감하게 박승규를 우익수 2번타자로 투입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선취점을 내준 상황에서 박승규의 짜릿한 동점 적시 2루타가 터졌다. 박승규는 5회에도 2사후 내야안타로 출루해 추가점을 올렸다.
이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데이터에 기반한 선수 기용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3차전에서 좌타자 7명을 집중 투입해 LG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무너뜨린 것이 백미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 감독은 한준수를 지명타자로 투입했다. 한준수는 4회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대에 화답했다.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5회 예상치 못한 헤드샷 퇴장을 당한 뒤에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미리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정해영과 이의리, 조상우, 곽도규, 전상현을 차례로 투입하며 삼성의 추격을 원천봉쇄했다.
2차전에서는 이호연을 2번 지명타자 자리에 배치했다. 이호연은 3회 1사 1, 3루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중견수 김지찬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안타가 될 수도 있었던 타구였다. 대타 작전은 8회에도 성공했다. 좌완 이승민을 상대하기 위해 이호연 타석에 김태군을 내세웠는데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김태군은 김도영의 우익수 플라이때 3루로 태그업한 뒤 카스트로의 투수 앞 땅볼때 추가점을 올렸다. 이 감독은 “3차전에도 상대 약점을 더 파고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3차전은 플레이오프의 분수령이다. 그 내용과 결과에 따라 삼성은 원태인을 4차전 선발로 활용할지 아니면 계속 마무리로 쓸지 결정할 것이고 KIA 역시 1차전에서 투구수가 적었던 제임스 네일을 당겨쓸지 혹은 정상 로테이션 돌릴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두 사령탑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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