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넣은 가슴 보형물서 ‘이것’ 나왔다”…의료진도 ‘의문’[헬스픽]
이보희 기자
입력 2026 10 31 23:09
수정 2026 11 01 16:53
미국 70대女, 산책 중 가슴 속 터지는 느낌
항생제 처방에도 통증·부종·발열 증상
수술 중 채취한 검체서 살모넬라균 검출
40년 전 가슴 확대 수술을 받은 미국의 70대 여성이 보형물 주변에서 살모넬라균 감염이 확인돼 수술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살모넬라균이 유방 보형물 주변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건강 전문 매체 메디컬데일리에 따르면 74세 여성은 1985년 양쪽 가슴에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하는 확대 수술을 받았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40년이 지난 2025년이었다. 여성은 반려견과 산책하던 중 갑작스러운 움직임과 함께 왼쪽 가슴에서 무언가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후 왼쪽 가슴이 붓고 붉어지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발열과 근육통도 동반됐다.
여성은 증상이 나타난 지 약 8일 뒤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유방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유방염 진단을 받고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응급실을 찾은 여성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왼쪽 유방 피부가 두꺼워져 있었고, 보형물 주변에는 액체가 고여 있었다. 의료진은 농양이 형성됐을 가능성과 보형물 파열을 의심했다.
여성은 입원 이틀째 수술대에 올랐다. 의료진은 왼쪽 가슴을 절개해 고름을 제거하고 파열된 보형물을 꺼냈다. 수술 과정에서 보형물 주변에는 고름과 함께 젤리처럼 변한 실리콘 물질이 발견됐다.
이후 수술 중 채취한 조직과 액체를 배양 검사한 결과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혈액 배양 검사에서는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검사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조정해 치료를 이어갔다. 여성은 총 2주간 항생제 치료를 받았으며, 입원 9일째 퇴원했다. 이후 외래 진료에서도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장에 감염되는 살모넬라균, 어떻게 가슴 보형물까지 갔나살모넬라균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는 세균이다. 대표적으로 덜 익힌 달걀이나 육류 등을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으며, 설사와 복통, 발열 등을 일으킨다.
의료진은 장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어떻게 가슴 보형물까지 도달한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여성은 평소 이웃에게서 씻지 않은 달걀을 받아 먹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를 살모넬라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또 장에 있던 살모넬라균이 뚜렷한 소화기 증상 없이 일시적으로 혈액에 유입된 뒤 보형물 주변 조직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반려견과 산책하던 중 발생한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보형물 주변을 둘러싼 조직에 영향을 줘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이 같은 설명은 연구진이 제시한 가설일 뿐, 실제 감염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여성 역시 최근 설사나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을 겪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국제학술지 ‘감염병 증례보고(Case Reports in Infectious Diseases)’에 지난 8월 17일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방 보형물에서 살모넬라균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1995년에는 유방 재건 수술을 받은 39세 여성에게서 살모넬라 감염이 보고됐다. 2018년에는 여행 중 설사 증상을 겪은 34세 여성의 유방 보형물에서도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가 유방 확대 수술 후 감염이 발생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보형물, 영구적 사용 기기 아냐…2~3년 간격으로 검사 권고이번 사례는 보형물을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킨다. 유방 보형물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아니며, 삽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파열이나 주변 조직의 변화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특히 실리콘 보형물은 파열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침묵성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증상이 없는 실리콘 보형물의 경우 삽입 후 5~6년부터 초음파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파열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2~3년 간격으로 검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형물을 삽입한 가슴이 갑자기 붓거나 붉어지고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단순한 염증으로 여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발열이나 가슴 모양의 변화가 동반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를 통해 보형물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 과정에서 채취한 조직과 체액을 배양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만으로는 원인균에 적합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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