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행사 취소·유해진 광고 종료…“21세기 맞나” vs “패륜영화” ‘암살자(들)’ 연일 공방

김소라 기자
입력 2026 10 02 14:43
수정 2026 10 02 14:43
부산국제영화제, ‘암살자(들)’ 행사 취소
보수단체, 유해진 자택 앞 집회 신고까지
최민희 “세계적인 망신, 치졸한 정치 공세”
주진우 “스크린쿼터 만든 박정희 가족 조롱”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포스터. 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출연 배우 개인에 대한 압력과 위협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배우들이 예정됐던 행사를 취소하고 광고가 종료되는 등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2일 영화계에 따르면 오는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암살자(들)’ 출연 배우들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하기로 했다.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7일 오후 배우 이민호가 참석하는 ‘액터스 하우스’를 진행하려 했으나, ‘부득이한 사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이어 사무국은 ‘암살자(들)’ 배우들의 개막식 참석 및 야외무대 인사 일정도 제작사의 요청에 따라 취소했다.
사무국은 “관객 및 게스트들의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고려한 제작사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영화에 추천사를 남긴 배우들은 보수 성향 네티즌들의 ‘악플 표적’이 됐고, 일부 배우들은 무대인사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 보수 단체는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에서 집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유해진의 집 앞에 ‘유해진 규탄, 암살자(들) 제작사 규탄’이라는 명칭의 집회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속사가 유해진의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사진에 유해진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도로명 번호가 드러난 사진도 첨부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작사, 관객 안전 고려”광고계에까지 불똥이 튀어 유해진이 출연한 ‘버거킹’ 광고에 악플이 쏟아지자 댓글창이 닫힌 데 이어, 키움증권은 유해진이 출연한 광고를 종료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유해진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유해진을 모델로 한 퇴직연금 광고 등을 선보였다. 키움증권 측은 당초 계획에 따라 광고를 종료했다고 설명했지만,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박정희생가보존회 등 구미지역 숭모단체 회원들이 30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생가 앞에서 영화 ‘암살자(들)’ 규탄 집회를 열고 영화 상영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2026.9.30/뉴스1
영화에 대한 비판이 배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신변 위협으로 번지자 여당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민호의 행사 취소를 언급하며 “이게 무슨 세계적인 망신인가. 지금이 21세기 대한민국 맞나”라고 비판했다.
최 최고위원은 “육영수 여사의 불행한 사건을 둘러싼 의혹은 방송에서도 오래전부터 다뤘던 의혹인데, 왜 지금 유독 ‘암살자(들)’에 대해서만 치졸한 정치 공세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유해진에게 ‘북한상’이라고 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기괴한 공격”이라며 “그러면 주 의원은 제가 보기엔 낭고상”이라고 일갈했다.
주 의원은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주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대한민국 영화산업을 보호해 온 스크린쿼터제는 박정희 정권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혜택을 누려온 영화인들이 박 전 대통령 가족의 비극을 조롱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이어 “기괴하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격”이라며 “패륜영화”라고 일갈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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