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은 ‘빨대’ 맞다, 꿀잠 자는데 영웅 대접”…현직 공무원의 저격 글 논란 [이슈픽]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10 28 14:16
수정 2026 10 28 14:16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논란인 가운데, 한 공무원이 소방관들의 근무 실태를 비판하며 “빨대가 맞다”고 주장해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소방관들은 빨대가 맞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A씨의 직업은 ‘현직 공무원’으로 표시됐다.
A시는 “소방관 순직률은 0.006~0.007% 수준인데 이번에 건수 하나 제대로 잡은 것일 뿐”이라며 “일반 행정직 포함해 일반직 공무원 순직률 0.005%와 얼마 차이도 안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근로자 산재 사망률이 얼마인 줄 아느냐. 0.0098%”라며 “소방공무원의 직무 중 사망률은 높게 봐도 다른 직업 평균치 정도라 보면 된다. 경찰 공무원 순직률은 0.010%로 더 높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교순소(교정·순경·소방직) 중 유일하게 소방공무원만 외근직보다 내근직을 기피한다. 그만큼 출동이 없으면 ‘날로 먹는다’는 의미”라며 “모든 국민과 공무원은 고생하는데 맨날 소방공무원만 추앙받는 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의 친구 사례를 들며 “내 친구도 소방관인데 PC방에서 밤새우면서 게임하고 출근해서 잠잔다고 하더라”며 “솔직히 배 아파 죽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국민들 눈과 귀를 가리고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방관들, 야간 근무하면 거의 꿀잠 자고 퇴근하는데 나보다 연봉 2배 가까이 받고 영웅 대접받는데 못마땅해서 글을 쓴다”며 “소방공무원이야말로 언론플레이의 끝판왕”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A씨의 주장에 공감하며 “소방구급인데 솔직히 화재랑 구조 쪽은 개꿀이다”, “군인들도 고생하는데 소방관만 영웅 취급하는 게 마음에 안 들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생명을 걸고 하는 일이다”, “사람 구한다고 불속으로 뛰어들 수 있느냐. 한 달에 28일 편하다가 단 하루만 목숨 걸고 불속으로 뛰어들면, 소방관들이 받는 돈 받고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꿀 직업인데 왜 안 해? 소방관 하세요” 등 A씨를 나무라는 의견도 많았다.
소방관 급여에 대한 논란은 올 7월에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소방관의 연봉을 언급하는 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소방관 12년 근속자가 연봉 7500만원인 걸 봤다”며 “음…. 진압팀(화재신고) 하루 평균 출동 1건도 안 되는 곳이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고 적었다. 소방관 연봉이 업무량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뉘앙스였다.
이에 자신을 현직 소방관의 아내라고 밝힌 C씨는 B씨의 글에 “화재 안 나가면 족구한다, 스타크래프트(게임)한다고 하는데 화재 없어도 요즘 벌집 시즌이라 이 더운 날 벌집 복 입고 벌집 제거 나간다”며 “‘개 잡아 달라, 뱀 잡아 달라, 문 열어 달라’ 등 민원이 들어오고, 독거노인 집 화재경보기 달아 주기 등 하루 종일 동네북처럼 불려 다니는 게 소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관련 예산을 거론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이 빚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추 지사는 지난 17일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조문한 뒤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추 지사는 “국정감사장에서 경기도 재정 전반에 대한 재정 비상 선언에 대해서 과연 비상이라고 할 수 있냐는 추궁과 질문이 이어졌다”면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이후에도 경기도의 경우에는 관련 인건비가 1조 1000억원 정도 되는데 정부 지원은 800억원밖에 안 된다. 이런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말씀드리다가 나온 표현상의 실수였다. 인정한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추 지사는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최근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방관의 헌신을 누구보다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과 처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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