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가르쳐준 대로”…심정지로 쓰러진 소방서장, 아들이 살렸다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11 06 14:42
수정 2026 11 06 18:47
평생 수많은 생명을 구해온 현직 소방서장이 달리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아들의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다. 아들이 위급한 순간 활용한 응급처치 방법은 다름 아닌 아버지가 평소 직접 가르쳐준 것이었다.
6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후 9시쯤 전북 익산시 모현공원에서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하던 이종옥(58) 김제소방서장이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곁에 있던 아들 이강연(27)씨는 아버지가 심정지 상태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이어 평소 소방관인 아버지에게 배웠던 심폐소생술(CPR)을 떠올려 가슴 압박을 시작했다.
이씨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안내에 따라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간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이 서장의 맥박이 어느 정도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약 7분 뒤 이 서장에게 두 번째 심정지가 발생한 것이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심폐소생술과 심장 제세동 등 전문 응급처치에 나섰고, 약 5분 만에 다시 심장 박동을 회복시켰다.
이후 이 서장은 원광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관상동맥 중재술과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한 그는 사고 발생 약 3주 만인 지난 2일 소방서장 업무에 복귀했다.
평생 소방관으로 일하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지켜온 아버지가 자신이 가르친 심폐소생술 덕분에 아들의 손을 통해 생명을 구한 셈이다.
이 서장은 “평생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많은 생명을 구해 왔지만, 정작 제 생명을 아들이 지켜줄 줄은 몰랐다”며 “침착하게 대처한 아들과 최선을 다해 준 구급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아들의 신속한 심폐소생술을 시작으로 119구급대의 전문 응급처치, 병원 의료진의 치료가 이어진 것이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진형민 전북소방본부장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친 심폐소생술이 다시 아버지의 생명을 지킨 뜻깊은 사례”라며 “더 많은 도민이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위급한 상황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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