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2일 개청인데… 근무지도 모르는 검사들
본청·서울청 입주 건물 가보니
공사 소음에 철골·배관 널브러져일부 지방청은 이삿짐도 못 풀어
수장 공백에 인사·조직 안정 난항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을 불과 이틀 앞둔 30일, 본청과 서울청이 들어서는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는 여전히 ‘공사중’이었다. 내부 공사 소음이 건물 밖에까지 울려 퍼졌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 책상, 컴퓨터 등 사무 집기가 놓여야 할 자리엔 철골과 금속 배관이 널브러져 있었다. 마감재가 뜯긴 천장은 내부 골조를 드러낸 채 냉난방 배기구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이날 오전 확인한 중수청 본청은 마감 접착제 냄새가 진동하는 공사 현장이었다. 로비인 2층부터 유리 벽 코팅 등 설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건물 내부 곳곳엔 미처 ‘중수청’으로 바꾸지 못한 ‘르네스퀘어’ 로고가 붙어 있었다. 한쪽 벽에 LED 전광판이 설치된 종합상황실은 텅 비어 있었다. 각종 고소, 고발 사건을 접수하는 민원실엔 파쇄기와 의자 6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중수청은 건물 3층부터 17층까지 사무실로 이용하는데, 6층 이상 상층부는 공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다. 다음달 2일부터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력의 정원은 본청 396명, 서울청 1089명 등 총 1485명이지만 1·2차 특례임용 신청자가 전체 정원 2874명의 68.3%인 1962명에 그쳐 모두 임용하더라도 인력난이 불가피하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부산지방중수청’ 간판이 내걸린 부산 강서구 퍼스트월드브라이튼 건물 내부에도 이삿짐 상자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중수청은 10층부터 23층까지 사용하는데 로비에는 책상과 의자가 방치돼 있었고, 각층 사무실 입구에는 출입문조차 없는 곳이 많았다. 은행, 세무서, 민간업체 등이 입주한 건물이라 보안 취약성이 지적됐지만 관련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모양새다. 광주 북구 한경빌딩에 입주한 광주지방청도 인테리어 공사와 보안 네트워크 구축이 지연되는 실정이다.
인사 발령도 미뤄지고 있다. 특례임용이 확정된 검사 80명과 수백여명의 수사관들은 근무지를 알지 못해 불안해하고 있다. 기존 검찰의 경우 전국을 순회하는 특성 상 통상 인사 일주일 전에 통보가 이뤄진다. 공소청 개청 전 마지막 인사 발표는 특수성을 고려해 부임 사흘 전에 나왔다.
중수청도 본청을 비롯해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지방청에 분산될 예정이라 지역 이동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3급 수사관 임용 예정인 한 검사는 “대전이나 광주로 갈 수도 있는데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서 짐을 싸야 할지, 말지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급으로 임용되는 검사는 “직책, 부임지 등 공지받은 내용이 없다”며 “관사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사무실이라도 빨리 확정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3급 이상으로 임용되는 검사 58명의 거취가 먼저 정해져야 조직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장 공백에 따라 인사 작업도 난항에 빠졌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지명됐으나 여당 강경파의 반대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중수청 출범 초기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서진솔·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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