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좀 합시다”…집집마다 콘돔 배달 나서는 나라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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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방글라데시는 오히려 출산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산아제한 캠페인에 나선다. 정부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콘돔과 피임약 등을 제공하고 가족계획 상담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방글라데시 현지 매체 더비즈니스스탠더드 등에 따르면 사르다르 사카와트 호세인 보건·가족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2월 1일부터 전국적인 가족계획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캠페인은 2027년 11월 30일까지 1년간 진행된다. 구호는 ‘자녀는 둘 이하로, 하나면 더 좋다’다.

정부는 전통 노래와 스포츠 행사 등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가족계획의 필요성을 알리고, 가정을 직접 방문해 피임약과 콘돔 등 피임용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민들에게 피임 방법을 안내하고 상담하는 활동도 병행한다.

이번 조치는 최근 방글라데시의 출산율이 다시 상승하고 피임 실천 비율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방글라데시 통계청과 유니세프가 발표한 2025년 다중지표군집조사(MICS)에 따르면 여성 1명당 합계출산율은 2019년 2.3명에서 2025년 2.4명으로 높아졌다. 반면 피임 실천 비율은 같은 기간 62.7%에서 58.2%로 떨어졌다.

방글라데시는 수십 년간 가족계획 정책을 추진하며 출산율을 크게 낮춰왔다.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는 1975년 6.3명에서 2012년 2.3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피임용품 공급 부족과 가족계획 서비스 약화로 그동안의 성과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방글라데시 가족계획국에 따르면 정부의 피임용품 조달은 2024년 7월부터 차질을 빚었다. 지난 7일 기준 전국 198개 행정구역에서 콘돔 재고가 바닥났으며, 경구 피임약은 354개 지역, 자궁 내 피임 장치(IUD)는 428개 지역에서 공급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무료 또는 저렴한 피임용품에 의존하는 농촌 지역 주민들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피임용품 구매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12월부터 현장 배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캠페인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품 공급과 충분한 의료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방글라데시 가족계획국은 필요한 인력의 약 37%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정 방문과 상담 등 현장 활동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마이눌 이슬람 다카대 인구학과 교수는 “피임용품을 실제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홍보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취약계층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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