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정 1번지’ 울진이 ‘대기오염물질 배출 주범 도시’로 전락한 까닭은?
김상화 기자
입력 2022 03 17 11:00
수정 2022 03 17 11:00
1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이 정지궤도 환경위성인 천리안위성 2B호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울진과 강원 삼척 등지의 동해안 산불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최대 2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진에서는 지난 4일 산불이 발생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뒤 13일에야 완전히 꺼졌다.
또 강릉에서는 지난 5일 발생한 산불이 동해까지 확산된 뒤 8일 진화됐다.
대형 산불이 장시간 지속된 울진에서 위성으로 관측된 에어로졸(대기 중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상의 입자상 물질) 등 초미세먼지(PM2.5) 최대 농도는 385㎍/㎥로, 울진군의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3월 평균 농도 17.3㎍/㎥의 22.3배에 이른다.
이산화질소(NO₂)는 최대 0.028이 관측돼 평소(0.008)보다 3.5배, 일산화탄소(CO)는 최대 3.8이어서 평소(0.4)의 9.5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예상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울진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깨끗한 공기 1번지’로 명성을 날렸다.
환경부는 지난해 초 2020년 전국 202개 기초 지자체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9㎍/㎥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환경부 기준인 15㎍/㎥ 이하를 충족한 청정 지자체는 40곳이었다.
특히 울진은 연평균 11㎍/㎥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전국에서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울진군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강조하는 울진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금강소나무 숲길과 왕피천 등 주요 관광지를 연계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진이 대형 산불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청정도시 명성에도 손상이 가 안타깝다”면서 “다량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인한 인명 및 자연생태계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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