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김주애 후계 서두르는 김정은…‘단종 신세’ 우려 나온 이유 [돋보기]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09 25 14:56
수정 2026 09 25 14:5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 수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13세에 불과한 딸을 일찌감치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군 관련 행사 참석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김주애의 군 관련 행보가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사격하거나 신형 주력 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군사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 ‘이야기 더’에서 김주애의 공개 행보 가운데 약 70%가 군사 분야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조 위원은 북한에서 후계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군 장악이 중요하다며 어린 나이와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탱크 조종이나 저격총 사격 등을 통해 김주애의 ‘군사적 천재성’을 부각하고 있다고 봤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일찍 후계 작업에 나선 배경에는 자신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은 유튜브 채널 ‘떠먹여주는TV’에서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20대에 권력을 넘겨받았지만 충분한 후계 수업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2010년 9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며 후계자로 공식화됐고, 이듬해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서 불과 1년여 만에 권력을 넘겨받았다.
이 센터장은 당시 김 위원장이 “어쩌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자녀에게는 가능한 한 빨리 후계 수업을 시작하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일성 주석이 1974년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정한 뒤 1994년 사망할 때까지 약 20년에 걸쳐 후계 구도를 구축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 센터장은 “13살짜리 꼬마 아이에게 국가급 행사 의전까지 해가며 띄우는 것은 딸바보 아빠의 딸 자랑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됐더라도 실제 권력을 안정적으로 물려받을 수 있느냐다.
특히 김 위원장이 김주애의 권력 기반이 충분히 다져지기 전에 갑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권력 승계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위원은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김주애가 조선시대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단종과 같은 처지에 놓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주애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더라도 당과 군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실권자들에게 휘둘리는 상징적인 지도자에 머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고모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존재도 변수다.
현재로서는 김주애가 후계 구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김여정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위원은 김여정이 최근 행사에서 초상휘장을 착용하고 일반 참석자처럼 행동하는 모습 등을 두고 김주애와의 마찰을 피하며 ‘신하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유고 상태에 빠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센터장은 김주애가 후계 지위를 굳히지 못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유고 상태에 빠진다면 오랜 기간 당내에서 활동하며 권력 기반을 쌓은 김여정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종일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역시 지난 2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공식화될 경우 김여정과의 권력 갈등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를 전제로 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아직 김주애를 공식 후계자로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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