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힐수록 저항 커진다” 이란 대통령, 美 심장부서 트럼프에 맞불 [월드픽]

“우리가 테러 희생자” 주장
연설 도중 미국 대표단 퇴장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9.23. AF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국의 대이란 압박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란은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CNN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와 군사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22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의 희생자”라며 “나는 우리의 존경받는 최고지도자가 어떠한 법적 근거나 명분도 없이 암살당한 조국 이란에서 왔다. 참혹하게도 그들이 학교마저 폭격해버린 이란에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무고한 국민이 조국에 가해진 비겁한 공격과 침략의 표적이 됐다. 이에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방어에 나섰다”면서 “우리는 단지 스스로를 방어했을 뿐이며,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공격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란 학교와 체육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어린이 등 민간인들이 희생됐다면서 연설 도중 관련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폭격당한 학교 사진 든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거론하며 “제재와 압박, 괴롭힘이 강화될수록 이란 국민의 저항은 더욱 강해질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화협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란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힘이 없는 세계는 위험하지만 전쟁과 괴롭힘의 언어만 이해하는 세계 역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군사력이 정당성을 대신하고, 테러가 정치와 협상을 대신하며, 전쟁이 대화와 외교를 대신하는 세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사회와의 대화 및 협력 가능성은 열어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세계를 향해 손을 내민다”며 “이는 약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힘과 굳건함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역에서는 어느 누구도 혼자서 안보를 누릴 수 없다”며 “우리가 함께 안보를 구축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함께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와 공정, 정의, 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가 되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 회의장에 있던 미국 대표단이 자리를 떠났다. 미국 측 대표가 퇴장한 정확한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 유엔대표부의 즉각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전쟁 당사국인 만큼 이번 연설은 적대국 정상의 메시지가 상대국 수도가 아닌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유엔 무대에서 직접 전달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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