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쏜 엽총에 목·허리 맞은 남성 사망… “멧돼지 있었다” 주장한 엽사, 실형 피했다

이정수 기자
입력 2026 09 24 19:40
수정 2026 09 24 22:17
야간에 멧돼지 포획 작업을 하다 쏜 엽총에 동료를 맞혀 숨지게 한 40대 엽사가 실형을 피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 김준영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사용된 엽총과 탄피 등은 몰수했다.
A씨는 2024년 10월 6일 오후 11시 30분쯤 경기 연천군 연천읍의 군 진지 인근에서 멧돼지 포획 활동을 하던 중 엽총을 발사해 동료인 40대 남성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연천군 유해조수 구제단 소속인 A씨와 B씨 등 3명은 당시 멧돼지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고 포획에 나섰다.
이들은 B씨가 열화상카메라로 멧돼지를 찾아 위치를 알려주면 A씨와 다른 동료가 해당 지점으로 이동해 엽총으로 포획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사고 당시 B씨는 멧돼지를 발견해 알렸고, A씨는 차에서 내려 멧돼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 뒤 엽총에 부착된 서치라이트로 움직이는 멧돼지를 확인하고 한 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사격 방향 약 30m 앞 편도 1차로에 B씨가 서 있었다. 엽총의 유효사거리인 50m 이내였다.
B씨는 A씨가 쏜 엽총에서 발사된 산탄 3발을 오른쪽 귀와 목, 허리 등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경찰에 “실제 멧돼지가 나타났으나 어두워서 실수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격을 멈추거나 멧돼지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기다리는 등 사고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었는데도 도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멧돼지를 향해 총을 쏜 과실이 있다”며 “이에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2012년 이후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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