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베 주세요!” 한국인들 난리 났는데…필리핀 “안 팔아” 이유 있었다 [월드픽]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필리핀산 보라색 뿌리채소 ‘우베’(ube)가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필리핀 정부가 최근 우베의 종묘 부족 등을 이유로 생우베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면서다. 유튜브 채널 ‘설기양’ 캡처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필리핀산 보라색 뿌리채소 ‘우베’(ube)가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필리핀 정부가 최근 우베의 종묘 부족 등을 이유로 생우베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면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필리핀 정부가 우베의 해외 수요가 급증하자 국내 생산 기반을 우선 확대하기 위해 생우베 수출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우베는 필리핀에서 오래전부터 재배돼 온 전통 식재료로, 최근 몇 년 사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선명한 보라색과 은은한 단맛, 고소하면서도 바닐라를 연상시키는 풍미 덕분에 커피와 디저트의 새로운 인기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프란시스코 티우 로렐 주니어 필리핀 농업장관은 최근 성명을 통해 “우리도 종묘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리핀산 우베 품종을 활용해 경쟁할 수 있는 다른 국가에 종묘를 수출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필리핀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베 생산량은 566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그러나 로렐 장관은 우베 산업의 인기가 생산 능력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정부는 국내 생산량을 먼저 늘린 뒤 우베를 주요 수출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베 가격도 최근 몇 년 사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농가에서 받는 우베 가격은 ㎏당 100~150페소(약 2400~3600원) 수준이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필리핀산 보라색 뿌리채소 ‘우베’(ube)가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필리핀 정부가 최근 우베의 종묘 부족 등을 이유로 생우베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면서다. 유튜브 캡처


미국과 영국의 카페와 제과점은 물론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도 우베를 활용한 메뉴가 등장했다. 우베 라테와 페이스트리, 각종 디저트 등에 사용되면서 ‘제2의 말차’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대 우베 소비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외식업계 메뉴에서 우베가 등장한 비율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한 전문가는 “정책 당국이 우베를 전략적인 농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은 이 식재료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외에도 중국과 베트남 등이 급증하는 세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우베 재배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열대 국가에서도 우베 재배가 가능하며, 공급이 부족할 경우 자색 고구마 등 다른 보라색 농산물이 대체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생우베에 한정된다. 미국과 유럽의 식당 등이 주로 사용하는 냉동·가공 우베 제품의 판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현지 외식업계에서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필리핀 카페를 공동 창업한 나이절 모틀리는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베가 들어간 메뉴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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