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트기 전에 냉장고 넣었다간 낭패… 고구마를 절대 냉장보관하면 안 되는 이유
입력 2026 10 23 17:47
수정 2026 10 23 17:47
가을이나 겨울철에 햇고구마를 한 상자씩 장만해 두고 오래 먹으려고 냉장고 채소칸에 차곡차곡 넣어 두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냉장고에 보관했던 고구마를 찌거나 구웠을 때 속살이 거뭇하게 변해 있거나, 군데군데 심이 박힌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어 당황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거예요. 겉보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였는데 속이 상해 있는 이유는 고구마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에요.
냉장고에 넣은 고구마가 속부터 망가지는 이유고구마는 본래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던 작물이라 추위에 무척 약해요. 차가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저온장해’라는 생리적인 이상 현상이 나타납니다. 미국 UC데이비스 수확후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고구마는 12.5℃ 이하의 환경에 놓일 때 저온장해가 발생하기 쉬워요. 이 온도 이하에 머무르면 고구마 속살이 검게 변하거나 곰팡이가 생겨 썩는 일이 늘어나게 돼요. 조리를 거쳐도 일부 조직이 부드러워지지 않고 딱딱하게 남으며 색도 어둡게 변해요.
특히 냉장고 안에서는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다가, 상온으로 꺼내 따뜻해진 뒤에야 증상이 급격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요. 냉장 보관을 거친 고구마를 두고 “겉은 멀쩡한데 속만 상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단맛 살리고 오래 두는 올바른 실내 보관법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구마는 13~15℃ 정도의 온도에 보관해야 고유의 단맛을 유지할 수 있어요. 따라서 냉장고보다는 상온 보관이 알맞습니다. 가정에서는 햇빛이 직접 들지 않는 수납장이나 다용도실, 현관 안쪽처럼 서늘한 실내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상자째 고구마를 들여놓았다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바로 상자를 열어 살펴보아야 해요. 운송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거나 이미 무른 고구마가 섞여 있으면 부패가 옆으로 쉽게 번지기 때문에 이를 먼저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해요.
남은 정상적인 고구마는 비닐봉지에 묶어 두지 말고, 낱개로 하나씩 신문지에 감싸서 서로 부딪히지 않게 담아요. 상자 옆면에는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구멍을 몇 개 뚫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신문지는 표면에 물기가 맺히는 결로 현상을 막아주면서도 수분이 과도하게 날아가 고구마가 마르는 것을 방지해 줘요.
계절 변화와 보관 상태에 따른 주의점실내에 보관하더라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주의가 필요해요. 날씨가 추워지면 아파트 베란다 역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 고구마에게는 너무 차가운 환경이 될 수 있어요. 한겨울에는 베란다에 두었던 고구마를 실내 안쪽으로 들여놓는 것이 안전해요. 보관 도중 무르거나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 고구마를 발견하면 다른 고구마로 번지기 전에 즉시 골라내야 합니다.
이미 냉장고 채소칸에 고구마를 넣어 두었다면 바로 꺼내 서늘한 실내로 옮겨야 해요. 일본 연구에 따르면 5℃ 환경에서 열흘 이내로 보관한 고구마는 따뜻한 곳으로 옮겼을 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보름을 넘기면 정상 상태로 되돌아오지 않았어요. 따라서 냉장고에 보관했던 고구마는 실내로 옮긴 뒤 다른 것보다 먼저 소비하는 것이 좋아요.
반면 이미 쪄 놓은 고구마는 생고구마와 보관 기준이 완전히 달라요. 조리된 고구마를 실온에 두면 상하기 쉬우므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넣어 두고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섭취해야 해요. 한편 당뇨 등으로 식사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에는 고구마 섭취량과 관련해 담당 의사와 미리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류정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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