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이게 무슨 일?” 외신도 깜짝…‘진짜?’ ‘괜찮아’ 일본어에 한국말 섞어 쓴다는 日 상황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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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123rf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123rf


최근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일상 대화에 한국어를 섞어 쓰는 문화가 확산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K-pop과 한국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의 언어문화를 바꾸어 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의 새로운 유행어, 의외의 발신지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펼치면서 일본의 대중문화와 광고, 젊은 세대의 일상 대화 등 일본의 청소년 문화 속으로 한국어가 스며들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도쿄에 거주하는 대학생 다카마쓰 모에카(21)는 평소 친구들과 대화할 때 ‘진짜’, ‘미안해’ 같은 한국어를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고 말했다.

NYT는 일본에서 한국어 표현을 일상 대화나 대중문화 전반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현상을 ‘한본어(韓本語)’라고 소개했다. 한국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일본어 발음에 맞게 변형해 쓰는 방식이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학부의 사사 히로코 교수는 “일본에서, 특히 K-pop 팬들 사이에서 한국어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직접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히로코 교수는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Love Yourself: Tear’가 발매되고 블랙핑크가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을 펼친 2018년부터 이러한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 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 뮤직 제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K-pop과 한국 문화를 접하는 일본인이 급증했고, 일본어에는 마땅한 대응어가 없는 호칭인 ‘형’이나 ‘언니’ 같은 표현까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간사이대학 한국어학과의 최은경 교수는 “(한국어가) 한국계 혈통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됐다”며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K-pop이나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NYT는 ‘한본어 열풍’을 100년 전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와 대비했다. 과거 일본은 한국어 사용을 억압했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청년들이 역으로 한국어 표현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일 한국인인 이성철(64)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간부는 NYT와 인터뷰에서 “고등학생 시절 한국어는 우리끼리 사용하는 일종의 비밀 은어였다”며 당시 ‘담배’, ‘박치기’ 같은 단어를 친구들 사이에서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일본 젊은이들은 국적을 기준으로 선을 긋지 않고 스스로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며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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