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펼친 이재용의 ‘K문화 외교’

송수연 기자
입력 2026 10 02 00:10
수정 2026 10 02 00:10
영국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개막
“예술·문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42년 만에 대규모 韓미술 특별전
앤 공주·재무장관 등 240명 참석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과 영국 왕실의 앤(다섯 번째) 공주, 앤 공주의 남편 티머시 로런스(세 번째)경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KH) 컬렉션 순회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에서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으로 구성된 ‘이건희(KH) 컬렉션’ 전시가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삼성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와 시카고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해외 순회전이다. 영국박물관에서 1984년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 회장은 갈라 디너 인사말에서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며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온 가족의 문화유산 보존과 나눔의 철학을 강조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문화유산을 가꾸고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이를 이어받아 평생에 걸쳐 작품을 수집하며 보존하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또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고대와 현대 작품을 아우르며 컬렉션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행사에는 영국 왕실 앤 공주를 비롯해 영국 존 힐리 재무장관과 카니슈가 나라얀 인공지능(AI) 장관 등 정·관계 인사와 글로벌 기업 경영진, 학계·문화계 인사 등 240여명이 참석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 카이 베크만 머크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CEO 등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핵심 파트너들도 참석했다. 삼성가에서는 홍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했고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총 100건의 작품을 선보이며 국보 10건과 보물 13건도 들어있다. 미국 순회전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국보 제137호), 전 덕산 청동방울 일괄(국보 제255호), 이중섭 ‘묶인 사람들’(1950년대)도 선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첫 해외 순회전에는 약 8만명이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였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열린 시카고 전시의 방문객은 약 11만 5000명이었다.
ⓒ 트윅, 무단 전채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