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뒤통수’ 친 젤렌스키…무기 지원 노리다 역풍 맞았나 [돋보기]

러 매체 “무기지원 기대 어려워져”
국정원 “지원 약속한 사실은 없다”

인공지능 도구로 만든 기사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한국의 무기 지원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러시아 관영매체 논객의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국 내 추가 지원 여론을 기대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포로 이송의 대가로 조건을 내걸거나 한국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정치 칼럼니스트 표트르 아코포프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칼럼에서 포로 이송 공개 논란 이후 한국 여당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한국에 넘기는 것을 계기로 한국의 군사 지원 입장이 달라지길 기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패트리엇 방공체계용 요격미사일 등의 지원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아코포프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참모가 올여름 잇따라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기대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나 이송 사실 공개로 한국의 반발을 불러오면서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당장 중단하려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무기 지원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의 관영매체에 실린 논객의 분석으로, 한국 정부의 지원 정책이 변경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30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송 사실을 공개하면 한국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포로 이송의 대가로 조건을 내걸거나 한국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 EPA 연합뉴스


이번 논란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 사실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27일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며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이 비공개 합의 자체를 부인하자 이를 ‘허위 공보’라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비공개 요청을 먼저 한 쪽은 우크라이나였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 간 합의는 없었지만 외교당국과 대사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비공개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한국과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예우헨 페렐리힌 전 주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대사는 28일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에 게재한 칼럼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을 계속하고 양국 관계를 점진적으로 동맹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대신 우리 손으로 스스로 엄청난 문제를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외교적 계산 착오를 넘어 신뢰를 훼손한 행동으로 규정했다. 이어 공개 공방을 중단하고 외교 채널을 통해 비공개 합의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오해로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언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의 미디어 고문 옥사나 토로프 역시 국가 간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를 “쇼, 이슈몰이, 화려한 장면을 만들기 위한 효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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