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집 앞까지…인신공격 이어 ‘규탄 집회’ 신고 [이슈픽]

김유민 기자
입력 2026 10 02 07:48
수정 2026 10 02 07:48
보수단체 대표, 자택 앞 집회 신고
광고 불매·외모 비하로 번진 논란
영제협 “창작자 비난에 우려” 표명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출연 배우에 대한 인신공격과 광고 상품 불매 움직임에 이어 자택 앞 집회 신고로 번졌다. 작품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배우의 주거지까지 공개하는 행위를 두고 사생활 침해와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김상진 대표는 1일 소셜미디어(SNS)에 유해진의 집 앞 집회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공개한 옥외집회 신고서에는 집회 명칭이 ‘유해진 규탄, 암살자(들) 제작사 규탄’으로 기재됐다. 신고된 개최 기간은 10월 3일부터 30일까지이며, 인원은 20명이다. 준비물에는 방송차량 2대와 접이식 간이무대, 음향장비 등이 포함됐다. 집회 신고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실제 개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집회가 열리면 소속사가 유해진의 거처를 옮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도망’이라고 표현했다. 게시물에는 유해진의 자택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도로명 번호가 드러난 사진도 첨부됐다.
관련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면서 작품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배우 개인의 주거지를 겨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거주지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의 공개에 대해 사생활 침해와 신변 위협을 우려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앞서 유해진을 향한 외모 비하성 발언도 논란이 됐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유해진을 비난하는 게시물에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작품의 내용이나 역사적 해석에 관한 비판이 아니라 배우의 외모를 겨냥한 표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출연 배우가 광고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한 불매 움직임도 나타났다. 일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해진이 모델로 활동하는 버거킹과 이민호가 광고하는 BBQ 제품을 불매하자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버거킹 공식 유튜브에는 유해진과의 광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댓글 등이 달렸고, 지난달 30일 광고 영상의 댓글 기능이 차단됐다.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게시물과 무관한 욕설·비방·광고성 댓글을 삭제할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댓글 작성이 제한됐다. 다만 댓글 차단의 구체적인 배경에 대한 회사 측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 참여자를 향한 비난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국내 영화 제작사 91곳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1일 성명을 내고 관객의 다양한 평가와 비판은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하고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창작자들에게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에도 기록과 자료를 바탕으로 한 극적 구성과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된다며, 표현과 해석에 대한 평가는 작품 자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관객의 자유로운 비판과 함께 창작자들이 과도한 외부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작업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형사와 기자들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은 극영화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이 출연했다.
국민의힘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등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사건 관여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비판했다. 재단은 제작사의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고, 제작진을 상대로 한 경찰 고발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작품이며,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영화 속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허 감독도 지난달 30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육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내용을 전제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해 달라며, 일부 장면에 대한 요약이나 정치적 해석만으로 작품 전체가 규정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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