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어린이들, 게임은 적당히”…한국 e스포츠,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

류재민 기자
입력 2026 10 02 19:14
수정 2026 10 02 19:14
결승서 대만 3-0으로 꺾고 왕좌 올라
이상혁 대신 김건우 출전하며 맹활약
강동훈 감독 “다 가진 기분…고맙다”
한국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우승이다.
한국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난적 대만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시범종목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온 ‘페이커’ 이상혁과 강동훈 감독을 필두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여전한 기량으로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냈다.
결과는 3-0이었지만 이날 경기는 대만의 만만치 않은 전력에 한국이 고전하다 막판에 역전하면서 내용상으로도 짜릿한 경기였다. 상대 진영을 점령해야 끝나는 경기에서 양국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싸웠고 경기 중반까지 밀리는 듯한 한국이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상혁은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2연패를 하게 돼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연습과 컨디션 관리에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상혁은 준결승에 이어 결승에도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제카’ 김건우가 나섰다. 김건우는 3세트 내내 눈에 띄는 활약으로 팀의 중심을 잡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상혁은 이번 대회를 지켜보며 e스포츠 선수의 꿈을 키우거나 영감을 받았을 어린이 팬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어린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가지고 재밌게 도전했으면 좋겠다”면서도 “게임에는 분명 몰입성과 중독성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빠져들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어릴 때는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부모님과 잘 상의하면서 건강하고 적당하게 즐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건우는 “처음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지만 옆에서 페이커 선수가 챔피언 구도와 아이템 선택 등 많은 조언을 해줘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며 “뛰어난 동료들을 믿고 플레이한 덕분에 2연패에 기여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제카와 함께 처음 태극마크를 단 ‘캐니언’ 김건부 역시 “다른 팀 선수들과 짧은 시간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새롭고 재미있었다. 한국 LoL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도 누가 나오든 지지 않고 우승을 이어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은 항저우에 이어 2연패의 주역이 됐다. 최우제는 “기회가 된다면 3연패까지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고 류민석은 “오랜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LoL이 망할 때까지 무패 행진으로 한국이 e스포츠 초강국임을 증명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표팀을 이끈 강동훈 감독은 “대만 정글러 쥔지아를 앞세운 상대 초반 전략에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워낙 뛰어나 끝내 이길 것이라 믿었다”며 “다 가진 기분이고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선수들은 일본 맛집을 탐방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상혁은 “일주일 동안 편의점 음식만 먹었는데 오늘은 맛있는 걸 먹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밥을 사느냐’는 질문에 그는 “노코멘트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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