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소비트렌드는…“AI 일상화시대, 인간의 유일한 무기 ‘안목’될 것”

윤수경 기자
입력 2026 09 30 18:39
수정 2026 09 30 18:39
19년째 한국 사회의 변화와 소비를 추적해 온 ‘트렌드 코리아’의 2027년 판이 출간됐다.
김난도 서울대 명예교수는 30일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권태사회’를 필두로 한 2027년 10대 소비 트렌드를 공개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다만 10대 키워드 전면에는 AI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김 교수는 “AI가 이미 일상의 범용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AI 기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AI가 개인, 조직,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결과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10대 소비트렌드 가운데 가장 강조된 키워드는 ‘권태사회’다. 김 교수는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자극으로 꽉 찬 사회를 살지만, 요즘엔 ‘과잉형 권태’가 만연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바쁘고 해야 할 일은 넘치는데, 진정으로 자신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찾기 힘든 권태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지는 키워드는 ‘라이프 ROI’(투자 대비 수익률)다. 가족관계·인간관계·직장생활·인생 설계 등 삶의 모든 국면에서 ROI를 따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돈값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손절’이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목적 없이도 일단 기록하고 저장하는 습관(저장인류),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갱년기 세대(하프시그널)에 주목한다. 이어 조직과 시장에서는 AI를 도입하고도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 이유, 성능 경쟁의 한계를 넘어 제품의 ‘형태’를 바꾸는 폼팩터 혁신, 새로운 고객을 얻기보다 기존 고객을 붙잡는 리:텐션 전략을 짚는다. 마지막으로 격변에 대응하기 위한 능력으로 남과 다른 것을 골라내는 ‘안목’, AI 시대에 더욱 귀해지는 ‘인간의 흔적’(휴먼엣지), 실패 비용이 낮아진 시대의 ‘일단 해보는 실행력’(해봄경제)을 강조한다.
붉은 양의 해인 2027년을 관통하는 슬로건으로는 ‘알파 시프’(Alpha sheep)를 제안했다. 무리를 따라가는 양이 아니라 시류와 알고리즘에서 한발 먼저 벗어나 자신의 판단으로 움직이는 ‘첫 번째 양’이 되자는 의미다.
그는 “성급한 채움으로 권태의 힘을 꺼뜨리지 말고, 휴먼엣지를 남길 안목을 키우고 일단 해보는 실행력을 앞세워야 한다”며 “AI가 공기처럼 일상화된 시대, 인간의 유일한 무기는 안목이 될 것이며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메모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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