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은 ‘제주마’인데… 등록 안된 말도 ‘토종말’로 인정받는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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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생명연구원, 토종말 인정기준 구체화

제주마방목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제주마. 제주도 제공
제주마방목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제주마. 제주도 제공


제주마로 등록되지 못해 사실상 ‘제주마’라는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말들이 앞으로는 ‘토종말’로 인정돼 관리될 전망이다.

제주도 축산생명연구원은 제주마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현행 제주마 등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말 가운데 혈통과 유전적 특성이 확인되는 개체를 토종말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제주마로 등록되려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씨수말과의 교배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등록 과정에서는 부모 말의 혈통을 확인하고 유전자 분석까지 거쳐 친자 관계가 맞는지를 확인한다.

문제는 농가의 관리 과정에서 교배 대상이 아닌 말과 교배해 태어나는 개체다. 혈통상 제주마의 특성을 갖췄더라도 현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주마로 등록할 수 없다. 이 경우 경마장에 출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주마로서의 가격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

양원종 축산생명연구원장은 “농가들이 교배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많지는 않다”며 “연간 5~10마리 안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에 등록된 제주마는 약 5282마리로, 이 가운데 씨수말로 지정된 개체는 97마리 수준이다. 농가들은 이들 씨수말과의 계획 교배를 통해 제주마 혈통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원은 제주마 등록 기준에 미달한 말이라도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토종말로서의 특성이 확인되면 별도로 등록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토종말로 인정되더라도 경마장 출전 자격까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주마로 출전하려면 별도의 혈통 등록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농식품부의 관련 고시 개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축산생명연구원은 개정 취지를 반영해 현장에서 적용할 토종말 인정 기준을 정비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토종말 인정 대상과 범위 구체화 ▲인정 신청에 필요한 서류 정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 인정 절차 명확화 ▲토종말 인정표시 신설 등이 담긴다.

양 원장은 “토종말로 인정하면 제주마의 엄격한 혈통 관리에서 제외됐던 말도 제주 고유의 말 자원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농가 입장에서도 단순히 비육(식용)이나 승용으로 처분하는 것과 달리 혈통자원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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