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뒷문은 지금 ‘풍요 속의 빈곤’
박현진 기자
입력 2026 09 27 11:41
수정 2026 09 27 20:00
‘풍요 속의 빈곤’이라더니 요즘 KIA 타이거즈의 뒷문 사정이 꼭 그렇다.
KIA는 올시즌 최대 고비로 꼽혔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간을 예상보다 순조롭게 넘기고 있다. 순위 싸움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에 전력의 핵심인 김도영을 비롯해 외야의 박재현과 불펜 필승조 성영탁까지 대표팀에 차출된 가운데 7경기를 치러야 했는데 26일까지 4승 2패로 잘 버텼다.
26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5-1로 승리한 것이 최대의 성과였다. 4위를 달리고 있는 KIA 입장에서는 3위 LG전에서 거둔 승리는 2승에 맞먹는 의미가 있다. 이제 LG와의 승차는 2경기 차에 불과하고 네 차례의 맞대결도 남겨뒀다. 김도영이 돌아온 이후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다.
김도영과 박재현이 빠진 가운데서도 나성범과 해럴드 카스트로가 중심타선을 든든하게 지켰고 베테랑 김태군과 김선빈 등이 뒤를 받쳤다. 외국인투수 애덤 올러와 제임스 네일이 이끄는 선발진도 든든하다. 아시아쿼터 시라카와 케이쇼도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고 양현종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빅매치에 대비하고 있다.
유일한 골칫거리는 마무리투수다. 확실한 클로저가 없어 집단 마무리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걷는 것처럼 불안하다. 26일 경기에서도 그랬다. 9회초에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를 올렸는데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3개로 흔들렸다.
선두타자 송찬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오지환에겐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연달아 볼넷 3개로 밀어내기 득점을 허용했다. KIA 벤치는 긴급히 곽도규를 투입해 5-1 승리를 지켜냈지만 자칫 큰 것 한 방이라도 나왔다면 분위기가 어떻게 변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2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비슷했다. 9회말 무사 2루서 마운드에 올라 블레인 크림을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지만 박건우, 천재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이중 키킹으로 흔들리는 제구를 잡는데 성공했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주자를 묶어두려니 이중 키킹을 고집할 수 없고 다시 제구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한 가지 이상의 약점을 안고 있다. 싸움닭 곽도규는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0.194를 자랑하지만 우타자를 상대했을 때는 0.262로 고전했다. 전상현은 상대 타자를 힘으로 제압하기엔 구위가 모자란다. 성영탁이 돌아와도 마찬가지다.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조상우와 정해영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상우는 전성기가 지났고 정해영은 7~8회에 올렸을 때는 잘 던지다가도 9회에 투입하면 다른 투수가 된다.
믿고 9회를 맡길 만한 카드가 없으니 불안해도 가장 구위가 좋은 이의리를 투입하는 것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마지막에는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를 쓰는 것이 맞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카드는 이의리”라며 이의리를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뒷문 단속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업셋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현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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