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감기약 먹었을 뿐인데”…‘이것’과 같이 복용한 20대男, 생명 위독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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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세타몰, 감기약에 포함됐는데 별도로 또 복용
하루 최대 권장량 2배 넘게 섭취…다발성 장기부전

감기 증상 때문에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영국의 20대 대학생이 자신도 모르게 같은 성분을 중복 섭취하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감기 증상 때문에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영국의 20대 대학생이 자신도 모르게 같은 성분을 중복 섭취하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감기 증상 때문에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영국의 20대 대학생이 자신도 모르게 같은 성분을 중복 섭취하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감기약에 이미 해열진통 성분인 파라세타몰(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추가로 복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출신의 라일리 루바스(20)는 지난해 3월 감기 증상이 나타나자 현지 약국에서 감기·독감약과 파라세타몰 500㎎ 정제를 구입했다.

루바스가 복용한 감기약은 영국에서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비참스 올인원(Beechams All-In-One)’ 제품으로, 한 정에는 파라세타몰 250㎎을 비롯해 거담제인 구아이페네신 100㎎, 코막힘 완화 성분인 페닐에프린염산염 5㎎ 등이 들어 있다.

문제는 루바스가 감기약에 파라세타몰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감기약 두 정과 파라세타몰 500㎎ 두 정을 각각 4시간 간격으로 복용했다. 이 같은 복용을 4~5일간 이어가면서 하루에 섭취한 파라세타몰은 약 9000㎎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인의 일반적인 하루 최대 권장량인 4000㎎의 두 배를 넘는 양이다.

비참스 올인원의 허가 사항에 따르면 성인과 12세 이상은 한 번에 두 정을 복용할 수 있지만, 4시간 간격을 두고 하루 최대 8정을 넘겨서는 안 된다. 이 경우 감기약만으로도 하루 최대 2000㎎의 파라세타몰을 섭취하게 된다.

루바스는 이후 복통과 구토 증상을 겪었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영국 의료 상담 전화인 111에 연락했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간부전으로 이어져…생명유지장치·투석까지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간에 이상이 발견됐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간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런던의 킹스칼리지병원으로 옮겨졌다.

루바스는 결국 진정 상태에서 생명 유지 장치와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가족 측은 당시 그가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에 빠졌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약물 복용 이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감기약과 파라세타몰을 함께 복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라일리 루바스. JustGiving 캡처
라일리 루바스. JustGiving 캡처


간 손상이 심각해 간 이식 명단에까지 올랐지만, 다행히 간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루바스는 약 일주일 뒤 투석과 생명 유지 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후에도 장기간 집중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았다.

기관 절개술까지 받았던 그는 진정에서 깨어난 뒤 제대로 걷고 말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집중적인 물리 치료를 거쳐 다시 걷는 법을 익혔고, 장기간의 치료 끝에 일상으로 돌아왔다.

“감기약 따로, 해열진통제 따로”가 위험할 수 있는 이유이번 사례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특정 감기약의 위험성이 아니라 동일한 유효 성분을 여러 약에서 중복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라세타몰은 영국 등에서 사용하는 명칭이고, 한국과 미국 등에서 주로 쓰는 명칭은 아세트아미노펜이다. 두 성분은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한 약물이다.

따라서 감기약을 복용하면서 별도의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를 추가로 먹을 경우, 각각의 제품을 따로 복용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같은 성분을 중복 복용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의약품은 정해진 용량을 초과할 경우 간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해 왔다. 식약처는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 서방형 제제의 하루 최대 사용량을 4000㎎으로 안내하고 있다.

약통에 담긴 다양한 알약. 123rf
약통에 담긴 다양한 알약. 123rf


감기약 복용 전 ‘성분표’ 확인해야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제품명만 확인하기보다 유효 성분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해열진통제, 종합감기약, 몸살약 등을 여러 종류 복용한다면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파라세타몰이 중복으로 들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같은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여러 개 복용할 경우 하루 총 복용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량 복용했을 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경우 간 손상과 간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복용량을 초과했거나 중복 복용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의료 기관이나 의료진에게 즉시 상담해야 한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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