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영웅 “한국인, 북한보다 ‘계엄령’ 더 두려워 해”…李대통령 공개 비판

김민지 기자
입력 2026 10 05 07:44
수정 2026 10 05 07:48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유명 전직 군인이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정면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 아조우연대 지휘관을 지낸 보흐단 크로테비치(33)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문 글에서 “한국 대통령은 어느 누구를,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협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크로테비치는 “한국인들에게 ‘계엄령’이라는 말 자체가 북한의 실제 군사행동이나 도발 가능성보다도 더 큰 두려움을 안겨주는 말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분 나쁘게 하려는 말은 아니지만, 한국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는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내용을 말하는지를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만일 한국이 공격받게 된다면,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몇 안 되는 진정한 동맹 중 하나임을 증명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크로테비치는 “오늘의 현실이 명확히 보여주듯,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동맹이 아니라 곁에 서 줄 진정한 동맹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로테비치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양국 정상이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한 직후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 자국에 억류 중이던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송환한 사실을 공개하자, 정부는 ‘비공개 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엑스를 통해 “북한 포로 송환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요구를 해 합의했는데, (우크라이나는) 일방적으로 공개를 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비공개를) 합의한 적이 없다며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사실 인정 및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한국으로 소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한국을 비판하고 나선 크로테비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 극우 민병대 성향으로 출발한 아조우연대에 합류했다. 2022년 러시아 침공 초기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80일간 결사항전을 벌이다 생포된 뒤 포로 교환으로 송환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2월 중령으로 퇴역했으며 군사전문가로서 언론 인터뷰 등 대외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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