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보급막고 이튿날 해·공 합동훈련…中, 남중국해서 또 ‘무력 시위’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입력 2026 09 28 15:42
수정 2026 09 28 15:42
중국군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전격적인 해·공군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필리핀의 군사 보급 시도를 차단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남중국해 일대에서 실력 행사를 통한 거부 작전 역량을 과시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보급 차단 이튿날 육·해·공 총동원…연쇄 실탄사격도 예고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최근 스카버러 암초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해·공 합동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남부전구 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 “최근 일부 국가가 지역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데 대응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국가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는 부대의 실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은 필리핀과의 현장 충돌 직후 이뤄졌다. 앞서 중국 해경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불법 좌초’ 중인 군함으로 향하던 필리핀 보급선을 차단하고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필리핀 측은 중국의 방해로 보급 임무에 실패했다고 맞섰다. 중국은 필리핀의 보급을 저지한 바로 이튿날 곧바로 군 전투기와 함정을 동원한 합동훈련을 펼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중국군의 무력시위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주하이 해사국은 항행 경보를 통해 28일과 30일 남부 완산군도 남쪽 해역에서 별도의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알리며 해당 해역에 대한 선박 진입을 전면 금지했다.
‘일부 국가’ 명시적 경고…실효지배 노린 전술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부 국가’라는 표현을 통해 필리핀은 물론, 필리핀 뒤에 선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필리핀이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 일대에서 공동 순찰 및 미사일 배치 등 압박을 강화하자, 중국은 분쟁 지역 내 ‘실효 지배’를 다지기 위한 맞불 카드로 군사적 행동 격상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단순 해경 차원의 다툼을 넘어 해·공군 합동전력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유사시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낸 셈이다.
‘뉴 노멀’ 노리는 중국…남중국해 긴장 고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분쟁 해역에서의 기습 훈련과 실탄사격을 일상화하는 이른바 ‘뉴 노멀’(New Normal)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필리핀의 보급로를 차단해 고립시킨 뒤 군사 훈련으로 해역 접근을 봉쇄하는 연쇄 공작으로 분쟁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굳히겠다는 의도다.
필리핀 역시 미국의 안보 공약(상호방위조약)을 발판 삼아 보급 재시도 및 국제사회 여론전을 이어갈 방침이어서, 분쟁 암초를 둘러싼 양국의 물리적 충돌 위협은 한동안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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